[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미국 기자를 억류한 뒤 추방하고 독일 대사도 추방하는 등 서방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디 웨들이라는 미국 언론인이 12시간 이상 구금됐다 풀려났으며 취재 장비까지 압수당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들은 미국 마이애미해럴드와 ABC뉴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여러 언론의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군부 내 반대세력에 대해 취재하던 중으로 알려졌다.
웨들은 석방된 후 곧장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마이께띠아 공항으로 이송돼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됐다고 미국 플로리다 현지 언론이 전했다.
웨들을 보조하던 베네수엘라 언론인 카를로스 카마초도 체포됐다 풀려났다고 WSJ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전국언론인협회(SNTP)는 올해 들어 마두로 정권이 36명의 언론인을 체포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에는 조시 홀트라는 미국인 선교사가 카라카스 구금시설에 2년 간 억류돼 있다 석방되기도 했다. 그는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으나 이에 대한 재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와 홀트의 변호인들은 마두로 정권이 그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취재 중 구금된 미국 언론인 코디 웨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국무부는 웨들의 구금 소식에 “마두로 정권이 진실을 마주하기보다 억누르려 한다”고 비난했고,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마두로 정권이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전하는 언론인들을 겁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두로 정권은 다니엘 크리너 베네수엘라 주재 독일 대사에게도 내정 간섭을 이유로 48시간 내 추방 명령을 내렸다.
크리너 대사는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을 무릅쓰고 귀국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의 신변 안전을 위해 직접 공항에 나가 그를 맞이한 서방 외교관 중 한 명이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외국 대사가 우리 영토에서 야권의 극단주의 세력의 음모에 동조해 정치적 지도자와 같은 공공연한 역할을 행사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크리너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며 마두로 정권의 대사 추방 명령으로 위기가 한층 심화될 것이라 경고했다.
현재 독일과 미국을 포함해 50개 이상 국가들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독일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크리너 대사 추방 소식에 “이는 독일에 대한 위협”이라며, 유럽이 마두로 정권에 대한 금융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날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력을 높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국무부가 베네수엘라 가족 77명과 그 가족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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