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및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보고서가 18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미국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이 기소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사법 방해죄와 관련해 판단의 여지가 남았다며 뮬러 특검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이날 오전 11시에 공개되기 전부터 이와 관련한 수건의 트윗을 작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모는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두 차례나 이어서 올리고 인기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자신의 뒷모습과 ‘게임 오버’(Game Over)라는 문구를 합성한 그림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측도 이번 수사가 완전한 대통령의 승리라고 자신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선거 캠프가 2016년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법방해와 관련해서는 뮬러 팀과 이견이 있다면서도 뮬러 특검 역시 이와 관련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잠시 후 공개된 뮬러 특검의 보고서는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여하려고 했지만, 측근들의 만류로 대부분 실패했다고 서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임명 보고를 받은 지난 2017년 5월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제프 세션스에게 “내 대통령직은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달 후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이었던 돈 맥건에게 뮬러 특검 해임 의사를 밝혔지만 맥건은 이 지시를 세션스 전 장관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보고서.[사진=로이터 뉴스핌] |
448페이지에 달하는 뮬러 특검의 보고서를 받아본 민주당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의혹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을 내고 바 장관이 밝힌 것과 뮬러 특검의 수사 내용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는 즉각 뮬러 특검의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법사위는 내달 23일 뮬러 특검에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으며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정보위원장도 5월 중 최대한 빨리 뮬러 특검이 의회에서 증언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바 장관이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와 관련해 의회에 보낸 서한과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슈머 원내대표는 바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이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의 기자회견이었다고 비꼬았고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바 장관이 미국의 법무장관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민주당 대선주자인 에릭 스월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바 장관이 법치주의 위에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를 우선시하는 인물이라며 그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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