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작업자 3명이 숨진 ‘목동 빗물 저류배수시설 사고’ 당시 수로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현장 직원들이 직접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사고 당일 현장 직원들이 감전사고 예방과 전기제어실 배수펌프 보호 등을 이유로 방수문을 수동으로 닫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119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07.31 mironj19@newspim.com |
지하터널 입구에 위치한 방수문은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지상과 연결된 유일한 출입구로 알려졌다. 이 방수문은 수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며 내부에서 열릴 수 없도록 설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수로 안으로 작업하기 위해 들어갔던 노동자들이 고립된 이후인 8시15분쯤 현대건설 직원을 포함한 현장 관계자 여러 명은 힘을 합쳐 방수문을 닫았다.
이들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물살을 피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문을 닫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수문 폐쇄와 관련한 별도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방수문을 닫은 뒤 수직 이동 바구니를 통해 유지관리 수직구로 들어가 구조 활동을 진행하다 119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빗물펌프장 내 지하배수터널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명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빗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 양천구를 비롯한 서울에는 오전부터 기습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오전 7시30분 호우주의보가 발령됐고, 양천구는 오전 7시38분 현대건설에 수문 개방을 통보했다.
다만 수문이 개방되는 과정에서 현장을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2명과 이들의 상황을 살피러 간 시공사 현대건설 직원 1명 등 총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빗물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양천경찰서는 지난 1일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고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2일 희생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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