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항공업종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여객 및 화물 수송 축소와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한항공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50원 하락한 2만3200원에 마감했다. 이는 8월 1일(2만5650원) 대비 9.5% 감소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140원 하락한 504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달 초에 비해 11.9% 빠진 가격이다.
LCC들의 주가도 비슷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월초부터 지난 13일까지 각각 주가가 10.3%, 6.6% 감소했고, 에어부산도 10.56% 떨어졌다. 티웨이항공도 같은 기간 5.4% 하락했다.
항공주들의 이같은 주가 하락세는 한일 무역분쟁 영향이 크다. 지난 7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인한 일본 여행 보이콧이 장기화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조정에 들어갔다. 이미 60여 곳의 일본 노선이 중단 및 감편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일본 여객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기준 11%, 13.9%에 달하고, 제주항공은 25.6%, 티웨이항공은 30.6%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일 무역분쟁은 항공사 화물운송에도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불화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1~7월 인천공항을 통해 수송된 화물량은 총 156만49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한일 간 여행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수개월 내 수출 규제 문제가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악화된 양국 간 여행 심리는 단기간 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항공산업은 비행기 리스 및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이 비용이 늘어난다. 실제 지난 2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은 1170원으로 1분기보다 50원 가량 상승했다. 항공사가 비행기 한 대당 월 3억원의 리스비를 낸다고 가정할 때, 1분기보다 1400만원 가량 비용을 더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환율은 3분기 들어 더 상승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0원 오른 122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최고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유류비와 정비비, 판매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비용의 절반이 고정비 성격이기 때문에 수요 감소에 따른 이익 악화폭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LCC들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동남아와 새로 운수권을 받은 중국 노선을 키운다는 방침이나, 수익성 차이를 감안하면 일본의 빈자리를 온전히 대신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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