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운영하는 웅동학원이 가족 간 소송으로 생긴 52억원의 채무를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웅동학원 재단 이사로 근무했다. 법률 전문가인 조 후보자가 가족 간 소송으로 발생한 거액의 채무를 관할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하는 사학법인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 동생 측이 낸 소송에 대한 대응을 포기해 생긴 채무 52억원을 교육청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을 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8.19 pangbin@newspim.com |
곽 의원이 경남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웅동학원 현황'에 따르면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 친동생과 동생의 전처 조씨가 2006년과 2017년 재단을 상대로 낸 52억원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생긴 채무를 재단 기본재산 주요현황에 반영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법 제28조 1항은 학교법인이 기본 재산을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 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곽 의원은 "현재 교육청 허가로 처분 가능한 재단의 수익용 기본 재산(임야, 토지 등)은 73억여원이고 조씨 채권은 지연 이자를 감안하면 100억원대여서 매우 중요한 재산 변동사항인데도 감독청에 신고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경남교육청은 2006년 조 후보자 동생 측이 낸 첫 소송 판결 뒤 12년 동안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파악에 나섰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가족 간 공사 도급과 일가 내부에서 벌어진 대금 소송의 경우 신고 의무가 명확히 있는지는 모호하다"면서도 "공무원의 범죄 사실이 있으면 관할 청에 통보하듯 공공성이 있는 사학법인의 내부 송사도 법원 결정이 나면 관할 교육청에 통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 동생 측이 소송에 이기고도 웅동재단을 상대로 한 가압류 신청 등 적극적인 채무 환수에 나서지 않은 점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웅동중학교 이전 및 공사 관련 대금 등을 받지 못한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안모(39)씨 등 4명이 재단의 수익용 재산에 36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걸어둔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특히 안씨의 채권은 조 후보자 친동생이 넘겨준 것이어서 의문이 남는다.
곽 의원은 "어차피 운영 중인 학교 재산을 가압류로 받기는 어렵다. 재단 해산에 대비해 일가 몫을 챙기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공공성을 지닌 사학재단인 만큼 채무 등 중요 재산변동 사안을 관할 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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