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정연설에서 대입 정시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히자 교육계를 넘어 부동산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정시비중이 기존보다 늘면 명문 학원가를 찾는 수요는 더 증가해 인근 집값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시비중의 확대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등에 대한 이주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역들은 대형 학원들을 잘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 수능 점수도 잘 나오는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역대 수능 점수를 보면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노원구에서 점수가 잘 나왔다"며 "지역 간 수능 점수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좋은 교육 여건을 갖춘 곳으로의 이주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근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정시비중이 확대되면 대치동, 목동, 상계동 등 유명 강사들을 다수 확보한 학원가들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강사진 규모가 크다보니 학생들 수준별로 세세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모습. /김학선 기자 |
정시확대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폐지 등 교육정책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과 같은 부동산 규제가 더해져 서울 집값의 상승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억98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지난 6월 실거래가 24억원보다 4억원 올랐다.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74㎡도 같은달 14억7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가을철 이사수요와 하반기 학군 배정을 위한 학군 수요 등으로 0.08% 올랐다. 강남3구에서는 송파구(0.14%), 강남구(0.11%), 서초구(0.1%)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양천구도 0.15%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따른 학군 수요뿐만 아니라 최근 분양가상한제 이슈도 겹치면서 주택 수급측면에서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고착화된 상태"라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