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무역 마찰을 포함한 리스크 요인이 자리잡고 있지만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통해 이른바 중기 조정을 마무리한 정책자들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낮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귀를 세운 채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과거 10차례의 대통령 선거 해에 연준이 기준금리의 인상이나 인하를 통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부각시켰던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행보가 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자들은 내년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중기 조정 이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나온 관측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13~14일 의회 발언을 앞두고 월가는 이에 대한 힌트가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실시한 펀드 매니저 서베이에서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 비관적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내년 대선까지 추가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 시장 전문가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후 파월 의장의 발언과 최근 경제 지표 및 침체 리스크 완화 등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당 기간 금리가 동결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도이체방크의 매튜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고용 시장의 악화와 민간 소비 급감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악재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연준은 내년 대선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일정 부분 둔화되더라도 정책자들이 인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를 포함한 그 밖에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이 같은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0월까지 세 차례의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1.60~1.75%로 떨어뜨렸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내년 대선까지 금리를 동결할 경우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거 10 차례의 대통령 선거 기간 중 2012년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했던 당시를 제외하고 연준은 금리를 변경했다. 2016년의 경우 대선 이후 금리를 인상했다.
대선 정국에서 비롯된 정치권의 압박과 무관하게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 독립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요 외신들은 파월 의장이 이틀간의 의회 증언에서 10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 때와 대동소이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한 가운데 경기 확장이 지속되고 있고, 통화정책이 적절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연준이 경기 전망과 관련한 상당한 변화(material reassessment)가 발생할 때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변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질 경우 당장 경기 하강 리스크가 완화될 여지가 높고,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제한적인 만큼 연준이 어떤 방향으로든 금리를 움직여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데 월가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유럽과 같은 마이너스 금리 제도가 필요하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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