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백지현 최원진 기자 =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2곳이 8일(현지시간) 이란의 12발이 넘는 탄도미사일 동시다발 공격을 받았다. 미군의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이다.
이에 미국 국방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중동에서 사실상 대규모 군사 충돌을 벌일 조짐이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시간으로 8일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중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북부 아르빌 기지가 이란 측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래픽=뉴스핌 홍종현 미술기자] 2020.01.08 herra79@newspim.com |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12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동원됐다면서 "미국인과 동맹국, 파트너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알아사드 공군기지 외에도 '수 곳'이 피습을 받았다고 전했으나, 아르빌 기지 말고도 또다른 미군 시설이 공격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격은 이날 오전 1시 30분경 이뤄졌다. 지난 3일 미군이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 사살한 시간에 맞춰 감행된 것이다.
이란 측은 이번 미사일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미국이 반격에 나설 경우 재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국영 방송을 통해 낸 성명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해 어떠한 공격을 하면 '파괴적인 대응'(crashing response)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공격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미군 기지 피습 당시 모습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혁명수비대는 이어 미국이 군인의 희생을 추가적으로 방지하려면 중동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중동 동맹국들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개시된 것이라면 그들도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그러면서 이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미국 동맹인 이스라엘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번 작전을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했다.
이번 공격으로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규모 군사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대규모 공격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인 또는 미국 자산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란내 52개 지역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52곳의 공격 목표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높은 수준의, 중요한 곳들이며 해당 목표는 매우 신속하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내 미군 시설의 로켓 피습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7일(미국 동부시간)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라크 내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 소식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에 관해 보고를 받았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샴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국가안보팀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2차 공격'을 시작했다며 1차 공격이 발생한지 1시간 뒤에 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아르빌 공항 인근 미군 기지가 이란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가 미국 국방부 발표와 별개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 군부 실력자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한 이후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의 공격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0.01.03.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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