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경축하는 대표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와 '2월의 봄 예술축전'이 북한 당국의 결정으로 취소됐다.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는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로 지난 1977년 2월에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취소됐다.
지난 2018년 7월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뉴스핌 DB] |
평양의 한 소식통은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는 피겨, 아이스하키, 스피드스케이트, 스키 등 겨울철 체육종목과 농구, 배구, 마라톤 같은 국방체육, 민속경기 등 30여 종목으로 경기를 치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는 공화국 최고의 명절에 치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각 지방에서 조별 예선을 거쳐 최종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만 평양에서 결승전을 치르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에 각도별 예선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아울러 결승전이 결국 취소되자 각 부문별 운동선수들은 허탈감에 빠져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43년 만에 처음으로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가 취소돼 평양시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에 이어 국가가 주관하는 대규모 예술공연인 '2월의 봄 예술축전'도 취소됐다"며 "이는 평양시민뿐 아니라 전 인민이 기다리는 성대한 축전행사"라고 말했다.
2월의 봄 예술축전은 지난 1974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일한 후계자로 추대된 직후 시작됐다고 한다. 이 또한 백두산상체육대회처럼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식통은 "2월의 봄 예술축전도 각 도별로 진행된 예술경연에서 선발된 우수한 예술인재들이 최종결승을 평양에서 펼치게 된다"며 "본래 계획에 따르면 올해 광명성절 경축 예술축전은 '1호 행사'로 지정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내각 부처 장관급 간부들로 비상지휘부를 조직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며 일명 '청정국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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