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오는 4·15 총선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호남 지역 후보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합당에는 험지인 호남에 출마하겠다는 지원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서다.
이에 통합당 공관위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들 중 호남 출신들에게 고향 출마를 권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석연 통합당 공관위 부위원장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이번에 수도권 공천을 많이 신청했다"며 "이들 중 공천에서 탈락한 분들에게 고향에 갈 의사가 있냐고 묻고 출마를 권유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준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2020.02.20 leehs@newspim.com |
현재까지 통합당 공관위에 호남 공천을 신청한 인사는 황규원 캐릭터콘텐츠문화진흥원 이사(전남 목포시)·심정우 전 호남대 관광경영학과 초빙교수(전남 여수을) 단 두 명 뿐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의 호남 공천 신청자가 31명, 신청 지역만 26곳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관위가 호남에 후보라도 내자는 논의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위원장은 "호남 지역 공천 신청자가 단 두 명 뿐인 것은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호남 지역에 후보도 내지 않으면 통합당은 전국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중진 의원들이나 현역 의원들이 가면 죽을 것이 뻔한 호남에 출마를 하겠냐"며 "제 생각에는 김무성 의원을 구심점으로 해 어떻게든 후보를 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 역시 호남 출마에 긍정적이다. 김 의원은 "호남에 후보가 두 명밖에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당이 호남 출마를 권유할 경우 이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왔다.
다만 아직 통합당 공관위 내부에서 김 의원의 거취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 부위원장은 김무성 의원을 호남에 차출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형오 위원장은 김 의원의 호남 차출론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호남 지역 후보난이 심각하다 보니 공관위 차원에서도 호남 출마를 유도할 유인책들을 마련 중이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 지역은 공천 추가 공모를 따로 하고 공천 후보자가 확정되면 기탁금 전액을 당에서 지원해준다는 내용을 오전 (공관위) 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총선 후보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무적으로 기탁금 1500만원을 내야 한다. 호남 지역 출마자에게는 이를 당 차원에서 전액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아직 당과 합의는 안됐지만 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