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가 자사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을 입증할 핵심적인 정보들은 빠뜨린 채 1차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고 미국 의학 전문매체 스탯(STAT)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스탯은 백신 전문가들을 인용, 모더나가 전날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것은 대부분 데이터가 아니라 말뿐이었다며, 시험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그나마 함께 내놓은 수치마저도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그것들을 해석할 중요 정보들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더나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mRNA-1273'의 1상 임상시험에서 45명(18~55세)의 참가자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또 이들 가운데 최소 8명에게선 중화항체도 확인됐다고 했다. 모더나는 참가자 45명을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 100㎍, 250㎍씩, 약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피실험자 전원에게 형성됐다는 항체는 '결합항체'(binding antibodies)를 가리키는 것으로, 의학 정보 사이트 사이언스다이렉트의 설명에 따르면 결합항체는 개인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유용한 지표로 활용되지만,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는 없다고 한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진입을 무력화하는 항체를 말한다. 바이러스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중화해 세포를 방어한다. 결합항체는 비(非)중화항체라고도 불린다.
이와 관련, 스탯은 "중화항체 확인 발표가 우리가 정말로 보고 싶어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나머지 37명의 중화항체 형성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화항체의 형성 확인은 다른 항체보다 시간이 오래걸린다. 따라서 모더나가 결과를 빨리 공개하려고, 관련 정보를 불가피하게 빠뜨렸더라도 시험 결과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스탯은 전했다.
스탯은 또 모더나가 참가자 45명의 연령대를 공개하기는 했지만, 중화항체가 확인된 8명의 정확한 나이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코로나19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욱 치명적인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연령에서 중화항체가 확인됐는지 적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스탯은 모더나와 백신연구 제휴를 맺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관련 발표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NIAID는 전날 보도자료도 내놓지 않았고 모더나의 발표에 대한 언급도 회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스탯은 피실험자 8명에게서 확인된 중화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도 알 수가 없다며, 8명에게서 형성됐다는 중화항체에 대해 두 번째 백신을 맞은지 2주 만에 채취한 혈액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안나 더빈 백신 연구원은 "아주 이른 시기"라며, "우리는 이 항체들이 영속성을 지녔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모더나의 주가는 1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20%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회사 주가는 10.4% 하락한 71.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장 초반 회사의 약 15억달러 자금 조달 발표에 소폭 하락했던 모더나의 주가가 스탯의 소식에 고꾸라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모더나는 스탯의 보도와 관련해 논평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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