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뒤지면서, 월가는 바이든의 당선에 따른 세금 인상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월가 투자자문사, 로비스트 등이 고객들에게 바이든의 대선 승리에 무게를 싣고 세금 인상에 대비하라고 말하기 시작했고, 월가 경영진들은 바이든 선거 캠프에 기부금을 늘리는 등 바이든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는 등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펼쳤지만, 바이든은 법인세 최고 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출신의 조너선 하틀리는 "바이든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 월가의 관심은 온통 세금인상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금융자문회사 '시그넘 글로벌'은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는 대통령에 바이든이 당선될 것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한다. 시그넘은 대부분 산업에 걸쳐 전반적인 세금 인상을 예상한다.
월가에서는 바이든의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에도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연소득 40만달러(약 4억7000만원) 이상 가계는 세금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조세정책연구소(TPC)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앞으로 10년간 개인소득세 세수를 4조달러(약 4795조원)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BC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 둔화가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거로 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월가 투자자들과 경영진들이 대선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바이든 캠프로 갈아타고 있는데, 월가에서도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5월 바이든 선거캠프는 증권 및 투자업계 기부자들의 기부금을 포함해 총 8000만달러(약 959억원)를 모금했는데, 트럼프 캠프 모금액 7400만달러(약 887억원)를 앞지르는 것이다. 6월에는 바이든 캠프의 모금액이 1억달러(약12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유럽보다 미흡해 월가 투자자들의 자존심을 무너지게 한 것도 트럼프의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자산관리기업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구조적으로 유럽보다 우위라는 월가의 믿음이 있었는데, 코로나19 대응에서 유럽이 미국을 능가하는 것을 보면서 월가 투자자들의 자존심이 뭉개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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