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로 다시 부각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에 대해 '증오의 상징(this symbol of hate)'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의 정치 전문 일간 신문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뉴욕시가 5번가에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문구를 그리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증오의 상징'이라며 자신의 출생지인 뉴욕시에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문구를 넣는 것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피닉스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젊은이에게 고한다'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6.24 007@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트럼프 타워 외곽 거리에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를 그리기로 한 빌 드 블라시오 시장의 결정이 '고급 애비뉴를 폄하하고 있다"며 블라시오 시장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아마도 뉴욕시로부터 멸시를 받아온 우리의 '위대한 경찰'은 이 증오의 상징이 뉴욕의 가장 큰 거리에 붙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범죄와 싸우는 데 이 돈을 쓰라"고 썼다.
뉴욕 5번가에 그려질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문구는 1일 오전 뉴욕시의 예산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1일 미국 케이블 뉴스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거리 그림은 며칠 내 트럼프 타워 밖에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 세 단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분명히 듣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를 들었을 때, 존재하지 않는 어떤 끔찍한 부정적인 것만 인식할 뿐, 우리 역사와 사회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 근본적인 의미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가 증오의 상징이라고 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위터 화면 갈무리 ] 2020.07.02 herra79@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담요에 싼 돼지, 베이컨처럼 튀겨라( "Pigs In A Blanket, Fry 'Em Like Bacon")'라는 BLM의 끔직한 구호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라고 썼다. 2015년 BLM 시위에서 등장한 이 구호는 상당히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수사에 대해 "경찰을 죽이라"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무장 흑인을 죽인 경찰이 보석으로 풀려나는 것처럼 경찰을 죽인 흑인 민간인도 동일하게 대우하라는 의미"라며 "현실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수사학에만 집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에 대해 뉴욕시 경찰 개혁 단체들도 즉시 비판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캐롤린 마르티네즈-클래스 뉴욕시 경찰개혁단체연합 대변인은 성명에서 "증오의 상징은 트럼프 대통령뿐"이라며 "이는 증오심을 뻔뻔하게 밀어붙이고 폭력적인 치안유지에서 대유행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긴급한 시민권 문제에 우리의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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