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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리턴즈] 외국인은 왜 현대차를 샀을까

기사등록 : 2020-07-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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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대세 상승의 초입일까. 낙폭 과대주의 키맞추기일까.

최근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 러브콜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지난 주 언택트 주식들이 주춤하는 사이, 컨택트 관련주로 매기가 부쩍 몰렸는데요. 그 중심에 '지지부진' 현대차가 있습니다. 시장 일각에선 현대차의 대세상승과 단순 키맞추기를 두고 논쟁도 있습니다. 오늘은 현대차의 급부상에 대한 배경과 전망을 알아봤습니다.

지난 17일 외국인이 사들인 현대차 주식이 무려 73만주(약 837억원)였습니다. 2017년 5월19일 1060억원 가량 사들인 이후 3년래 일일 최대 매수금액입니다. 앞서 15일에도 39만주 남짓 가져갔으니 이틀동안 110만주(약 1260억원) 넘게 샀습니다. 기관 움직임도 엇비슷한데요. 최근 사흘간 110만주 이상 거둬들였지요. 덕분에 9만원대를 헤매던 현대차 주가는 일주일새 20% 남짓 올랐고, 12만원선도 돌파했습니다.

[서울=뉴스핌] = 홍승훈 기자 2020.07.21 deerbear@newspim.com

현대차 급등 배경에 대해선 몇가지 해석이 나오는데요. 우선 지난 주 발표된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입니다. 정부가 5년내 160조원(국비 114조1000억원)을 투자해 190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지요. 구체적으로는 디지털뉴딜에 58조원, 그린뉴딜에 73조원 투자계획을 내놨습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를 정부 그린뉴딜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보는 분위기가 짙습니다. 팬데믹이후 침체된 산업을 되살리려면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시됩니다. 결국 이번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 '일자리'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일자리 창출에 자동차만한 산업이 잘 없습니다. 결국 선수들은 한국의 그린뉴딜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라는 걸 알아차렸고, 여기에 현대차가 중심에 설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지요.

또한 외국인과 기관의 한국주식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이슈도 있습니다. 수개월간 급등세를 펼친 언택트주 비중을 이대로 계속 늘려가기 부담스럽다는 점은 다들 아실 겁니다. 언택트주들의 밸류에이션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 코로나 백신에 대한 단계별 임상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언택트에서 컨택트로 일정부분 갈아탈 명분과 타이밍을 찾던 이들로선 이번 정책이 현대차를 다시 보게 된 변곡점이 됐습니다. 물론 싼 주식은 여전히 널려있지만 실적 기대감이 낮은 조선, 철강, 건설 등 구경제로는 손이 잘 나가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나 전기전자 대표주의 경우 이미 상당부분 채워둔 측면도 있습니다. 남은 자 중에 살아남을 곳이 어딜까. 선수들은 이를 현대차로 본 것이지요.

현대차의 변신 기대감도 꽤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대표산업이자 글로벌 메이커로 부상했던 현대차가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전부지 고가 매입, 수소차 올인 전략 등에서 보듯 계속돼온 제왕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답답함과 불신입니다.

그러던 현대차에 변화의 시그널이 감지됩니다. 최근 1~2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한 공격적인 접근, 제왕적 의사결정 등 정몽구 시절의 폐쇄성이 정의선 체제로 옮겨가면서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수소차만 고집하던 현대차가 뒤늦게나마 시장 본류인 전기차 대세를 인정하고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긍정적입니다. 이런 와중에 정의선의 국내 배터리3사 오너들과의 공격적 회동, 그리고 이어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발표가 시장의 시선을 확 돌려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테슬라가 메인 스트림이 된 상황이지만 사실 차를 만드는 기반기술, 재료와 금속을 다루는 데 있어선 현대차의 기술이 테슬라를 능가합니다. 전장기술과 AI 등의 디지털 기술이야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상당부분 커버될테구요. 배터리의 경우 한국의 배터리 3사 기술이 글로벌 톱 수준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뒷받침된다면? 조금 늦었지만 한번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올 법 합니다.

일각에선 '마침내 소니의 길을 벗어나 테슬라의 길로 들어섰다'란 해석도 나오는데요. 과거 기술표준에 대한 폐쇄적인 전략만 고집하다 쪼그라든 소니의 길이 아닌 전기차에 대한 본격 생산과 경쟁을 통해 한국판 현슬라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의 표현일 것입니다. 과거 소니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해 세계 시장을 제패했지만 결국 소비자 니즈를 무시한 끝에 쇠락의 길로 접어든 바 있지요. 베타맥스 실패 사례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어찌됐든 최근 반등으로 이제 겨우 10년전 주가 수준을 되찾은 현대차인데요. 과거 낙폭과대주에서 미래의 성장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국면을 과연 그들이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렇게 잃어버린 10년을 되찻을 수 있을 지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이 한껏 모아지는 요즘입니다.

현대차 20년 주가차트 = 키움증권 HTS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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