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코로나19(COVID-19)발 충격에 따른 여행 산업의 붕괴는 과거 대공황에 앞서 발생한 것처럼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파나 포루하르 글로벌산업 담당 칼럼니스트는 지난 2일 자 칼럼에서 환율분석 및 외환운용 업체 AG비셋의 울프 린다흘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인용하며 여행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은 제조업·부동산·식당·사치품·금융 등 모든 산업에 가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이미 각국의 여행제한 조처로 관광업체 여러 곳이 파산했고, 여행 중단에 의한 여파가 각 부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외출제한 등의 조치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게 그가 근거로 삼은 예다.
올해 세계 항공편 이동량이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항공기 제조업계는 단기간에 실적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업계 상황을 호소한 바 있다. 또 '그린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사태 이후 11% 떨어졌고, 올해 2분기 거래량은 68% 급감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로 줄었다.
여행 중단 사태는 각국의 재정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와 멕시코, 스페인 등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업 비중이 높은 국가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세수 비중 큰 미국 뉴욕 등 대도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 중단 사태는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 이른바 공유경제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면세점 등의 명품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사치품 업계도 실적 악화를 경험 중이다.
포루하르 씨는 AG비셋의 지난 6월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 산업의 붕괴를 1928년에 벌어진 밀 등 곡물 가격의 거품 붕괴에 비유했다. 당시 곡물 가격의 붕괴는 1929년 금융시장의 붕괴와 대공황으로 이어진 요인이 됐다.
그는 여행 산업의 붕괴가 새 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여행·관광업 자체를 훨씬 능가하는 파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아메리칸 항공의 에어버스 A321-200 비행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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