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코로나19로 생필품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북한 주재 외국 공관 12곳이 결국 잠정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1일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북한을 떠난 외교관들의 격리 해제 소식을 알리면서 "현재 북한 내 생필품 부족으로 외국인들의 귀국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내 대사관 운영 상황을 알렸다. [사진=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
대사관 측은 "3월 18일 평양을 떠나 중국 접경 도시 단둥의 한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해온 외국인 38명에 대한 2주 격리가 1일 종료됐다"며 "이제 이들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통해 항공편으로 귀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총 몇명의 대사들이 북한을 떠났는지 말하긴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며 외국인들의 귀국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에 남은 외국인은 290명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관 측은 또 "북한의 수도(평양)을 떠나는 게 이해가 된다"며 "모든 사람이 전례없이 철저한 통제, 의약품과 같은 생필품의 극심한 부족, 건강 문제 해결 능력이 부재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영국, 베네수엘라,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폴란드, 체코,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등의 공관 문에 자물쇠가 걸려 있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의 모든 외국인 직원이 떠났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현재 대사 9명과 대리대사 4명만이 북한 주재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대사관들이 인력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평양에 남아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 북한에서 운영 중인 대사관은 중국, 러시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캄보디아, 쿠바,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라오스, 몽고, 베트남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내 대사관 운영 상황을 알렸다. [사진=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
로베르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대사관 스스로 생필품이 부족해 북한을 떠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면 외교관들처럼 식품과 생필품에 대한 특권이 없는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매우 걱정된다"며 "일반적으로 상황이 더 나은 평양이 이렇다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훨씬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코언 전 차관보는 또 북한 주재 대사관 폐쇄와 외국인들의 감소는 북한을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시킴으로써 고립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앞서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2월 25일 평양 주재 러시아 외교관과 가족들이 북한의 국경 봉쇄로 수동 수레차를 직접 밀고,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하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같은 달 8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평양에서 생필품 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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