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 양국 간 협의사항을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유출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 측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최근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양국 간 현안해결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여 왔으며, 특히 현안해결의 모멘텀이 마련되고 적절한 격식이 갖춰진다는 전제 하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오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G7 확대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 '열린 사회와 경제' 세션 참석해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 G7 국가정상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6.13 photo@newspim.com |
이 당국자는 "그러나 양국 외교당국 간 협의 내용이 최근 일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하여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양 정부간 협의가 지속되기 어려우며, 일본측이 신중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는 그간 한일관계 관련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대응한다는 투트랙 기조 하에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2019년 7월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것과 과거사 문제 관련 한일 외교당국 간 대화를 통해 협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그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의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오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이 한국 측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요구를 일본 정부가 수용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일본측에 요구했다"며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한일관계를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한일관계를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일본 측에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 측에 강제징용 배상판결, 위안부 소송 등의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는 일본은 한국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보여줄 전망이 없을 경우 단시간에 회담을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회담 시간과 관련해 올림픽에 온 각국 주요 인사와 만나야 하는 스가 총리의 일정을 감안할 때 "1인당 원칙적으로 15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일본 총리관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은 1시간 정도의 회담을 원하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의례적인 대화로 회담을 마치는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있다"며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원론적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뭔가를 협의하거나 교섭하는 자리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일본 매체들은 여러 차례 한국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및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일본 측에 전했다고 보도했지만 양국 정부는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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