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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발전조합 반년째 공회전…업계 '울상'

기사등록 : 2021-10-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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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비용 줄여 항공사 부담 절감…LCC 혜택 기대
400억 예산 반영 철회한 국토부…공항 각각 500억 출자 목표
공항 적자 등 반대도…내달 국회 논의 목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항공업계의 공동 위기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한 차례 논의된 조합 설립 법안이 내달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400억 예산 반영 추진했지만 기재부 반대에 밀려 선회…공항 출자, 각각 최대 500억 거론

17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을 위한 항공사업법 개정안(진성준·하영준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달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 안건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앞서 지난 3월 소위에서 다음 일정때 제일 먼저 논의하기로 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항공산업발전조합은 항공사 부담이 가장 큰 항공기 대여(리스) 비용을 절감하는 게 주된 목표다. 조합원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에어인천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이 낸 출자금을 활용해 조합이 보증을 제공, 리스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항공사 영업비용의 15%를 차지하는 리스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일시적인 업황 부진에 대비해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국토교통부는 당초 정부 지원을 목표로 지난해 400억원 예산 반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막히면서 공항 사업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출자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다만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두 공사가 얼마를 출자할지도 기재부와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토부는 공사가 마중물 역할로 한 차례 출자금을 내고 이후에는 항공사들의 자금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공사 출자 규모는 최대 각각 500억원이 거론된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10년 적립하면 2조4000억 확보…내달 국회 논의 기대

공사가 출자금을 내는 데 대해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 공공기관인 공항 역시 적자인 상황에서 사기업을 지원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조합이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정부의 관리감독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만들 수는 있지만 공사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 개정 후 조합 설립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만큼 코로나19 위기 대응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3월 교통소위에서 "공사도 이미 적자"라며 "코로나 때문에 항공산업이 어려워졌지만 집단면역이 되면 다시 살아날텐데 지금 이 법을 만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반면 국토부는 항공사의 위기가 곧 공항의 위기라는 점에서 공항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기적으로도 제2의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대응 차원에서 조합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출자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만큼 공항이 초기에만 출자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조합이 항공사만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게 아니고 업계 상생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국내 항공사 전체 매출은 약 24조원 규모다. 항공사들이 조합 출자금으로 매년 매출액의 1%를 적립하면 10년 간 2조4000억원이 쌓이게 된다.

9월에는 법안이 논의되지 못했지만 내달 열릴 국회에서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국토위 야당 간사가 바뀐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관련 법안 논의에 밀렸지만 이번에는 통과가 돼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 역시 코로나19 여파와 같은 업계 불황에 대비해 신속하게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일수록 신용도가 떨어져 항공기 리스를 위한 조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보증료 절감 사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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