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2020년 9월 한진으로 그룹 경영에 복귀한 조현민 사장이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오너체제 강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사회에 이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진입을 통해 입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부사장 승진 후 1년 만에 사장 임명…경영권 분쟁 승리한 조원태 회장과 그룹 경영체제 구축
12일 한진그룹은 조현민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조 사장과 함께 노삼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복수 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류경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한진칼로 이동하면서 한진은 노삼석 단독대표 체제가 됐다.
조현민 한진 사장 [사진=한진] |
3인 체제를 구축했던 한진은 노삼석, 조현민 사장 중심으로 조직이 꾸려질 전망이다. 한진은 기존에 경영관리와 사업부문을 각각 총괄하는 류경표, 노삼석 각자대표체제였다. 여기에 작년 초부터 조현민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을 총괄하며 3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부사장 승진 후 1년 만에 다시 승진명단에 오른 조 사장은 향후 사내이사에 진입한 뒤 대표이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사장은 2019년 6월 지주사 한진칼 전무로 그룹에 복귀한 뒤 2020년 9월 항공 외 주요 계열사인 한진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경영행보를 이어갔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 사장의 전폭적인 행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중심의 오너체제 구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조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 경쟁으로 경영권 다툼을 이어갔다. 2020년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연합이 빠르게 지분율을 늘리며 조 회장을 위협했지만 2020년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계기로 산업은행이 사실상 구원투수로 나서며 조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조 회장 경영권 분쟁 승리와 동시에 조현민 부사장의 입지 강화로 한진그룹은 남매 오너체제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조 회장을 중심으로 지주사와 항공 계열사를 맡고 조 사장은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항공 외 그룹 내 최대 계열사로 떠오른 한진을 책임지는 구도다.
◆ 조 사장, 급성장하는 택배산업 변화 주도…노삼석 대표와 함께 2인 체제 전망
조 사장은 전통산업이던 택배산업 급변기에 맞춰 회사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 출시, 카카오T 택배 서비스, 친환경 저탄소 사업 등 회사 변화를 주도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데 높이는 데 조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다.
조 사장 합류 이후 한진의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503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고, 영업이익 역시 2년 연속 1000억원대 달성을 이어갔다. 한진은 2023년까지 택배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조 사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한진은 노삼석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다만 지난해 주총에서 조 당시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을 사실상 반대한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HYK파트너스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HYK는 정관 변경, 배당금 확대, 이사·감사 선임 등을 요구했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 한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HYK의 지분율은 9.79%로 작년과 같은 규모지만 아직까지 주주운동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사장에 오르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정기주총에서 사장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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