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유세용 버스 사망사고'로 이틀째 선거 운동을 중단한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후보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부터 선거운동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선거운동을 재개하더라도 지지율 고전을 겪는 데다, 유세버스 사망사고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행보를 놓고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향후 안 후보의 대선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전망된다. ▲윤 후보와의 단일화 합의 ▲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끝까지 결렬돼 홀로 완주 ▲잇단 악재와 시련에 못 이겨 결국 대선을 포기하는 것이다.
[천안=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천안 동남구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22.02.16 leehs@newspim.com |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틀째 선거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사망사고가 난 유세버스 운전기사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안 후보는 오는 18일 발인까지 사고 유가족들과 함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안 후보가 조문객을 맞이한 천안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각각 방문하기도 했다. 윤 후보와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안 후보가 제시한 시한인 16일까지 윤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 사실상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지면서 안 후보가 사실상 단일화 협상 주도권 잃은 상황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어떤 형태의 단일화 명분에 힘이 실릴지도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지분 싸움을 지속할 할 경우, 자칫 유세용 버스 사망 사고로 인한 국민 정서상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윤 후보가 여론조사 4자 구도에서도 안 후보에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단일화가 절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윤 후보가 이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안 후보에는 큰 격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여·야 등에서도 향후 안 행보에 관해 부정적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가 이번 유세버스 사고로 대선을 완주할 수 없을 수 있다고 점쳤다.
조 의원은 "선거운동은 특히 후보 당사자의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며 "유세버스에서 LED를 돌리려고 발전기를 켜다가 유독가스가 발생한 건데 거기에 대해서 안 후보께서 굉장히 자책감 같은 게 많이 드시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그걸 툴툴 털고 그냥 강인하게 곧장 일어나시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야권에서도 부정적 의견은 마찬가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윤 후보의 장례식장 방문했을 때 안 후보와 만난 것이 단일화의 첫발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단일화든 또는 아니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훨씬 소통이 잘 될 가능성이 좀 높아졌다"면서도 "앞으로 결과에 따라서 좀 다르게 해석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도 김 최고위원은 "어쨌든 저희들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안 후보께서 다시 새로운 선택과 또 단일화에 대해서 마음을 열어주는 그런 새로운 국면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건물에 안철수 대선 후보의 공보물이 걸려 있다. 2022.02.15 kilroy023@newspim.com |
김 최고위원은 두 후보 간 의견 조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응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가 지나가면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져 가는 것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현재 안 후보 입장에서도 윤 후보와 적절한 단일화 합의가 최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로서는 윤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아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한 뒤 그 안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입장을 살리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평론가는 "이후 국무총리나 경기도지사, 차기 당대표를 할 수도 있고 본인 입지를 닦아 정치 경험을 더 쌓고 도전하는 게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완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이 평론가는 "선거비용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하는 거니 큰 문제는 안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정권교체를 가로막았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여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단일화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야권책임론 등은 선거에서 윤 후보가 진다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윤 후보 측은 단일화에 크게 신경을 안 써 안 후보 측이 부담이 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안 후보 본인이 단일화해도 실제 자기한테 정치적 자산으로 돌아온 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인센티브 등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면 단일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점쳤다.
야권책임론에 대해서는 "그렇게 책임을 물을 것 같으면 나서지 못한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국민들이 거대 양당 말고 다양한 후보와 정당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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