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시위를 놓고 갈등을 벌인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휠체어 출근' 챌리지로 맞불을 놓았다.
6일 오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김태년·진성준·고민정 의원 등은 휠체어를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2022.04.06 seo00@newspim.com |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회의를 통해 "오늘 아침 6시 봉화산역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며 "한 시간 반가량 이동하면서 제가 느낀 불편은 매우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턱에도 휘청이고 얕은 경사에도 온몸이 긴장됐다. 지하철을 타는 내내, 버스를 갈아타면서 휠체어를 탄 제게 쏟아지는 시선이 의식 돼 눈을 자꾸 아래로만 내렸다"고 했다.
이어 "일상이 되더라도 무뎌지지 않을 고통이고, 누구도 적응할 수 없는 불편 그 자체였다"며 "장애인 인권은 한 나라의 사회복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는 잠시 멈췄지만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는 물론 인수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에서 여의도까지 1시간 20분, 오늘 아침은 휠체어를 타고 출근했다"며 "누군가에겐 생존이 달린 권리의 문제인데 휠체어 출근길을 오늘 고작 한 번 체험해 본다고 말하기가 무척 면구스럽다"고 했다.
또 "차별과 혐오가 아닌 공존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과 책임을 다시금 일깨워 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뜻 깊은 캠페인을 제안해주신 최혜영 의원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혜영 의원은 평소 휠체어를 타는 척수장애인이자 이번 휠체어 출근 챌린지를 민주당에 제안한 당사자다.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으로 휠체어 출근을 한 고민정 의원은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카드를 대도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개찰구, 승강장 사이에 바퀴가 끼면 어쩌나 하는 초조함, 좌석이 있는 곳이 아닌 통로에 덩그러니 있어야 하는 어색함, 작은 경사만 보여도 숨을 들이쉬게 되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엘리베이터... 당사자가 돼 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고 경험을 소상히 설명했다.
강서구에서부터 휠체어를 탄 진성준 의원은 "오늘의 경험으로 막연한 배리어프리가 아니라 보다 꼼꼼하고 세심한 배리어프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배리어프리란 장애인들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ㆍ제도적 장벽을 제거하는 정책을 말한다.
진 의원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요청하고 있는 대표적인 장애인 지원법안인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장애인평생교육법 등의 통과를 위해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 외에도 전용기·최인호·최강욱 등이 휠체어 출근 챌린지에 동참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민주당이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시는 게 우선이 아니냐"며 민주당 의원들의 '휠체어 출근' 챌린지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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