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이달부터 시행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국내 기름값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국내 정유업계가 공급가 인하에 적극 나섰다. 그동안 유류세 인하에도 주유소 기름값이 꿈쩍하지 않자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내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왔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는 전날 자료를 통해 국내 정유사들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적극 부응해 가격 인하 효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달부터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 정유사들은 재고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직영주유소 가격을 즉시 내렸다"며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해 왔다"고 부연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부가 7월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현행 30%에서 37%로 높이기로 했다. 휘발유는 리터당 57원, 경유는 38원, LPG(부탄)은 12원의 추가 인하 효과가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고공행진 속 국내 주유비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 따른 조치다. 사진은 1일 경기 성남시의 한 알뜰주유소. 2022.07.01 pangbin@newspim.com |
이달 1일부터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30%에서 37%로 확대했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상황 속에서 눈에 띄는 휘발유, 경유 가격 하락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행한지 2주가 지나도록 좀처럼 리터당 2000원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자 유류세 인하 효과가 국내 기름값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답답해하고 있다.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해 공급가격을 낮췄지만 대부분 자영점인 주유소들이 바로 반영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재 전국 주유소 가운데 자영 주유소 비중은 80%를 차지한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한 푼이라고 기름값을 아끼려면 유류세 인하분이 바로 반영된 직영 주유소를 방문해야 한다. 다만 직영 주유소 수가 적어 접근성에 제약이 따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 수가 많다보니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낮춰도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주유소들이 보유한 휘발유, 경유 재고물량도 있어 바로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영 주유소는 바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 주유소별로 재고 물량이 달라 유류세 인하분 반영 시기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정유업계는 소비자들의 오해를 하루 빨리 풀기 위해서라도 최근 하락한 국제유가 가격하락분을 국내 제품 가격에 적극 반영해 주유소 기름값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는 지난 12일부터 일선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 가격을 인하한다고 통보했다. 리터 당 100~150원 가량 내렸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외에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도 공급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유가 가격 하락 반영분은 정유사마다 다르다"며 "정유사마다 원유를 사오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제품 가격인하 반영 폭도 정유사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부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정유사·주유소 시장점검단'을 구성해 유류세 인하 후 주유소의 담합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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