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정부가 14년 만에 소득세를 개편한 가운데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의 비중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기준 한국의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은 37.2%인데 이번 개편을 통해 면세자 비율은 이보다 1% 가량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다만 증가폭(1%)보다 감소폭(2%)이 더 클 전망이라 면세자 감소 추세에 큰 영향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오후 세제발전심의위원회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 10명 중 4명은 세금 0원…면세자 비중 1% 증가
이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8단계로 구성돼있는 소득세 과표구간 가운데 하위 2개 구간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소득세 개편은 정부가 2008년에 마지막으로 과표구간을 4단계로 설정한 이후 14년 만이다.
[자료=기획재정부] 2022.07.21 jsh@newspim.com |
문제는 소득세 하위과표 구간이 상향되면서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도 자연스레 증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근로소득 면세자란 근로소득세를 신고한 사람 중 과세표준이 0원이거나 과표가 0원을 넘더라도 세액공제 후 부과된 세액이 0원인 사람을 말한다.
정부가 추산한 한국의 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20년 기준 37.2%로 거의 40%에 육박한다. 근로소득자 10명 중 4명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반면 과세 대상자 1인당 소득세 부담은 2013년 201만6000원에서 2019년 339만3000원으로 68.3% 상승했다.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소득세를 내는 사람들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소득세 개편으로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이 1% 가량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면세자 비율의 연평균 감소폭(2%)이 그보다 더 커서 면세자는 매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 면세자 비중 OECD 평균보다 높아…영국 6배
고광효 기재부 세제실장은 2022 세제개편안 브리핑에서 "하위 과표 상향조정을 하면 면세자 비중이 지금 기준으로 37.2%인데 1% 내외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하위 과표를 상향 조정하더라도 면세자 비중이 줄어드는 속도가 줄어들 뿐이지, 면세자 비중은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평균적인 임금 수준이 오르면서 면세자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게 돼있고, 이번 개편으로 소폭 늘어난 면세자 비중이 그 추세를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최근 5년간 면세자 비율을 보면 2014년 48.1%, 2015년 46.8%, 2016년 43.6%, 2017년 41%, 2018년 38.9%, 2019년 36.9% 등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정부의 설명대로 단순 계산해보면, 면세자 비율은 매년 2% 정도 감소해 2021년 35% 안팎, 2022년 33% 안팎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1% 증가하면서 32%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한국의 면세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35.8%(2013년), 캐나다는 33.5%(2013년), 호주(2013~2014년)는 25.1%, 영국(2013~2014년)은 5.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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