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양용은(52)이 '맏형' 최경주 앞에서 늘 자랑하던 게 동양인 최초 메이저 우승이라는 타이틀이다. 그것도 '골프의 전설'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던 화려한 경력 때문이다. 2009년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즈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긴 양용은은 PGA 투어 첫 우승을 일구고 골프백을 쳐들고 환호했다.
2009년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즈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기고 우승한 양용은. [사진 = PGA] |
15년이 지난 후 양용은은 시니어 투어 최고령,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시니어 투어의 전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제쳤다. 비록 최경주보다 시니어 우승은 한 박자 늦었지만 시니어 무대 72번째 출전 경기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앙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채리티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랑거를 제압했다. 양용은은 이날 5언더파 66타를 쳤고 랑거는 7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마쳤다.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양용은은 17번홀(파4)에서 2m 버디를 잡아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랑거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랑거는 3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갔고 양용은은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9일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랑거를 꺾고 우승한 양용은. [사진 = PGA] |
67세 1개월의 랑거는 지난해 US 시니어오픈에서 세운 최고령 우승(65세10개월5일) 기록과 최다승(46승) 기록을 한꺼번에 경신할 기회를 놓쳤다.
2022년부터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뛴 양용은은 지난 71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 등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애를 태우다 71전 72기의 꿈을 이뤘다.
양용은은 "3년째 챔피언스 투어를 뛰고 있다. 3년 만에 좋은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서 기쁘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좋은 기억들이 많았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쉬는 주 없이 경기를 하면서 피곤하지만 올해는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 아직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마무리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위창수는 공동 51위(1오버파 214타), 최경주는 공동 60위(3오버파 216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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