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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읽기] 버냉키 낙관한 주택시장, '생기발랄'

기사등록 : 2013-06-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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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로 급격한 침체 국면에 빠졌던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정상적인 성장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통화정책 상의 부양 노력 덕분에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그 변화를 제대로 읽기가 쉽지 않다. 세계 주요 경제지표를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 볼 때다. [편집자 註]

[뉴스핌=주명호 기자] "주택시장에 불던 역풍이 방향을 바꿨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자신의 낙관론을 이렇게 표현했다.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내로 출구전략이 펼쳐질 수 있다는 뜻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 회복를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근거를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 및 금융시장에서 찾았다.

두 시장에서 몰아치던 맞바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들을 보면 미국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이런 흐름이 정말 시장의 개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향후에도 이런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작년 말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판매건수, 매매가 모두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여주었고, 주택담보(모기지) 금리 또한 이에 발맞춰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최근 7분기 연속 상승한 미국 주택가격은 너무 상승률이 가파른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기도 했다.


◆ 2009년 이후 최고 주택매매 건수, 가격도 급등

최근 발표된 5월 기존주택판매(Existing Home Sales)는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5월 기존주택판매는 518만 건을 기록해 2009년 11월 544만 건 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매매 평균가 또한 전년동기대비 15.4% 오른 20만 800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같으면 15.4%라는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률을 거품 경보로 봤다. 하지만 지금 주택가격 상승세는 위기 이후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공급이 제한된 여건에서 발생한 것이지,  지속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기존주택판매 및 모기지 금리 추이 <출처 : briefing.com>

신규주택 착공 및 건축허가도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5월 신규주택 착공은 91만 4000건, 건축허가는 97만 4000건으로 집계됐다. 올 초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전년도부터 흐름을 추이해보면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신규주택착공건수 <출처 : briefing.com>

미국 주택금융청(FHFA) 최신 자료에 의하면 미국 주택가격은 올해 1분기에 1.9% 상승, 7분기 연속 상승 추세를 기록했다. FHFA 주임이코노미스트 앤드류 레벤티스는 "많은 지역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고 주택건축 활동이 최근 몇분기 사이에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FHFA가 산출하는 주택가격지수(HPI)는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6.7%나 올랐다. 3월에 월간으로는 1.3%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또 2013년 3월에 이 지수는 이미 2004년 11월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출처: FHFA 홈페이지
※출처: FHFA 홈페이지


한편, 미국 주택시장이 호조세는 맞지만 충분히 회복한 상태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최근 주택 매매가 활발해진 것은 지난 5년 간 주택시장이 겪은 침체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공급이 크게 위축됐기에 최근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매매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규주택 착공 규모를 살펴보면 고점이었던 2005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7년 이후 신규주택착공건수 및 착공허가건수 추이 <출처 : briefing.com>

앞서 FHFA의 레벤티스는 "고용시장이 아직 약하고 주택차압이 여전히 높아 좀 더 강력한 주택시장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 향후 전망은? …밝지만 불안 요소 존재

향후 전망은 어떨까. 주택건설업자들은 주택시장 회복세에 거는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17일 발표된 6월 주택시장지수는 52를 기록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신규주택 수요의 증가 및 낮은 기존주택 재고 수준이 경기 호황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개인 소득이 안정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 개인소득 개선 추이는 그리 녹록치 않다. 작년 연말 증세 전 배당금 할당으로 크게 오른 기간을 제외하면 소득은 여전히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개인소득 추이 <출처 : barrons>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한 주택담보 금리도 주택시장 전망을 어둡게 할 수 있는 변수다. 주택담보 금리는 지난 5월 9일 이후 상승세로 돌변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6월 20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93%까지 치솟았다.

미국 모기지 금리 추이 <출처 : Freddie Mac>
이런 점을 살펴보면 주택시장의 개선세는 부정할 수 없지만 맹목적인 낙관론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버냉키 의장이 시장이 의아해할 만큼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음에도 좀 더 냉정히 추이를 지켜봐야 되는 이유다.


◆ 주택지표, '생산'지표와 '매매'지표, 가격지표로 나눠 구분

버냉키 의장이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할 만큼 주택시장은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미국 경제와 주택시장은 항상 같은 방향을 향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곧 미국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는 뜻이다.

다양한 주택 관련지표들이 월별로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지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산'과, 또 하나는 '매매'와 연관성이 있다.

생산지표에는 미 상무부 조사통계국에서 발표하는 '신규주택착공' 및 '주택착공허가'가 대표적이다. 조사 대상월이 끝난 후 2~3주 뒤에 발표되며 계절적 변동 요인이 있어서 3개월 이상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새로이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착공허가를 필수적으로 얻어야 한다. 물론 허가 승인이 모두 주택착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항목이다.

'매매'에는 역시 상무부가 내놓는 '신규주택판매'와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하는 '기존주택판매'가 있다.

신규 단독주택 판매를 나타내는 신규주택판매와 이미 건설된 주택의 매매를 나타내는 기존주택판매는 이를 통해 경제활동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주택매매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소득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현재 고용상황, 실업률과도 연결시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주택시장의 활성 여부는 가격지수에 잘 드러난다.  NAHB 주택가격지수와 FHFA  주택가격지수 그리고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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