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 분기에 예상대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중국 경제가 4분기에는 다시 느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내리는 데 다소 현기증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거시지표에 대한 신뢰성 문제나 신용팽창의 비중이 지니는 함의 해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이 안정 성장을 위해 어떤 가속페달과 변속기어를 장착하고 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길게 보면 성장률이 점차 선진국형으로 전환해 나갈 중국이 궤도 수정 과정에서 나타날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복안이 있느냐는 것 말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의 7.5%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정부의 연간 7.5% 성장률 목표가 초과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분기는 확실히 중국 경기가 살아나는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뉴스핌 송유미 미술 기자> |
◆ 경기 가속화 단기에 그치며 성장속도 논란일 듯
그러나 3분기 성장률이 높아진 것을 '경기 확장 가속화'의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노무라의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장지웨이는 이번 주 낸 보고서에서 "3분기 중국 성장률이 고점을 친 것으로 보며, 4분기에는 다시 7.5% 수준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4분기 성장에 총력 드라이브를 걸었다. |
◆ 중국 과잉투자 우려? 인프라 개발 여지 아직 크다
지난 17일 HSBC의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5년 간 인프라에 5조 달러를 투입했지만 아직 중국 철도의 총 연장은 1880년대 미국 수준"이라면서, "식수 공급에도 문제가 있고 수백만 명이 빈민가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쓸모없는 다리와 건물이 지어졌다고 해서 중국 인프라 투자 여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중국의 과잉투자 우려를 제기하면서 그 예로 유령도시나 외딴 곳에 지어진 공장, 차가 다니지 않는 고속도로와 다리, 텅 빈 전시 및 쇼핑건물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HSBC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쓸모없는 다리를 건설하기 전에 시급하게 건설해야 할 다리가 많이 남아 있다"면서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위기 전후로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인프라가 1960년~1970년대 일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계속 경기 부양과 투자 감소 억제 등 안전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앞서 3월에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활용할 것이란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경기가 둔화되자 등장한 '미니 부양책'은 하수도와 폐수처리시스템 정비와 지하철과 도로, 다리, 송전시설, 철도 건설 및 빈민간 재개발 등에 중점을 둔 정책이었다.
중국의 과잉투자 논란은 해묵은 것이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가 본격화될 때 급격한 경기 부양책을 통해 투자가 늘면서 총생산의 50%를 투자가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자 과도한 투자에 따른 후유증을 놓고 우려가 내외에서 제기됐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과도한 저축 성향'은 세계경제의 불균형 재조정, 특히 중국 경제가 수출의존 경제에서 내수 주도의 경제 성장 모형으로 전환하는 데는 불리한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GDP의 34%를 차지하는 중국 소비는 앞으로 10년 내에 약 50% 수준까지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소비가 늘어나면 매년 투자 성장률은 마이너스 3% 수준이 되고 중국의 성장률도 4% 정도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단순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학자들의 연구 결과 중국 거시지표에서는 항상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소평가된 것이 드러났다.
후단대와 중국유업국제경영대학의 연구진들이 최근 제출한 연구논문에 의하면, 중국은 소비가 약 10%~12%포인트 정도나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경절 경기 활황… 소매 요식업 즐거운 비명 |
◆ 이미 투자보다 소비가 강한 나라… "과소평가하지 마"
먼저 주택이 '귀속집세(imputed rent)'로 적절히 평가되지 않고 있고, 경영인들이 개인 차량을 법인에 등록해두고 타는 등 다수의 개인소비가 법인 소비로 잡히고 있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GDP 조사에서 고소득층의 외상장부와 같은 것이 제대로 소비로 잡히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이러 몇 가지 요소들을 합치면 무려 10%가 넘는 과소평가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이 광범위하게 수용되지는 않지만, 이미 전부터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 모간스탠리의 조너선 가너 아시아 신흥시장 수석주식전략가는 환영하고 있다. 가너가 이끄는 분석팀이 올해 2월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6%는 된다고 분석했다.
가너 수석은 "중국이 차 판매가 경제성장 속도의 두 배에 이르고, 주식시장에서는 소비관련주가 공업주에 비해 오랫 동안 아웃퍼폼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