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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파는 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에 올인?

기사등록 : 2015-06-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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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루브리컨츠 매각 검토…셰일업체 등 M&A 적극 추진

[뉴스핌=정경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SK루브리컨츠 매각에까지 이를 전망이다. '알짜' 자산까지 파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보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 또는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사업부문 자회사다. 정유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SK이노베이션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알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매출 2조9878억원, 영업이익 2903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린 것은, 근래 불황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계기로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인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로 1977년 이후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구조가 굉장히 취약한 상태"라며 "이익 중 60~70% 가 석유·화학인데, 석유·화학은 유가 등 외부변수에 의한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사업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익 및 사업구조 혁신에 나섰고, 이는 비핵심자산 처분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말 현재 6조8000억원인 순차입금 규모를 줄여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안정 속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유휴자산 매각 시작했다. 인천석유화학 유휴부지, 포항 물류센터 부지 매각 진행 중"이라며 "비핵심, 미래 성장축으로 삼을 게 아닌 자산들은 국내든 해외든 리밸런싱(Rebalancing)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타이요오일 지분 전량과 SK종합화학의 넥슬렌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 TgP(Transportadora del Gas de Peru)의 참여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이렇게 확보한 투자재원은 인수합병(M&A),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 투자의 '실탄'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에서 미래 성장축을 찾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 즉 E&P(Exploration & Production) 사업에서 'U.S. 인사이더(Insider)'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김기태 SK이노베이션 E&P 사장은 "2년 전부터 북미 이전을 적극 검토, 오퍼레이션(Operation) 기능은 이미 상당부분 미국 휴스턴에 나가 있다"며 "자산관리 기능만 한국에 두고 오퍼레이션 기능은 미국으로 옮겨 가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gP 지분 매각도 석유개발사업 확대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으로, 현재 저유가 기조에 셰일가스 업체 등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많아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안 하면서 유가가 급락해 셰일가스 업체들의 타격이 컸는데, 그로 인해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꾸준히 스터디하고 좋은 타이밍 활용하면 경제성 있는 자산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기태 사장은 "헷지 물량 등을 감안하면, 유가 급락으로 인한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타격은 올 3분기 이후 본격 노출될 가능성 크다"면서 "올 3분기에서 내년 초 정도가 셰일가스 업체를 추가 인수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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