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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 vs 브라질 헤알, '극과극'

기사등록 : 2015-09-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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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낙관론 확산…브라질 추가약세 예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신흥국 통화 약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신흥국 중 브라질과 인도의 통화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투자에디터 제임스 맥킨토시는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신흥국 통화들이 대부분 아래를 향했지만 그 중에서도 브라질과 인도의 엇갈린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두 통화를 비교 분석했다.

인민은행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한 달이 흐른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8월 인민은행 개입 이후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2.8% 수준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브라질 헤알화의 경우 급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정크 수준인 'BB+'로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은 더 가팔라졌다.

브라질 헤알 가치는 이날 2% 급락한 달러당 3.865헤알을 기록하며 2002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 1년 간 헤알은 70%가 넘게 떨어졌다. 위안화 절하 충격이 전해졌던 지난 한 달 동안에도 신흥국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도 헤알이다.

맥킨토시는 브라질의 경우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 지나친 상품시장 의존도, 국내 정치적 혼란상황 등 신흥국 취약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 리스크에도 취약하다.

반면 지난 2013년 긴축발작 당시만 해도 '5대 취약국(fragile five)'에 들었던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축소한 데다 상품 수입국, 안정적 정치적 환경을 바탕으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쇼크로 인해 인도 루피 가치가 한 달 새 3.9%가 빠진 것은 적은 낙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신흥국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인도의 경우 최근 시장 약세는 일시적 후퇴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맥킨토시는 브라질과 인도가 지난 가을 유가가 본격적으로 내리막을 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었지만 지금은 저유가와 정치적 여건 차이로 두 나라가 상당히 엇갈린 통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도와 브라질의 경제 전망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 시장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대비 브라질 헤알환율(주황선) VS. 루피환율(파란선) (헤알 및 루피 가치와 반대) 
<출처=블룸버그>

◆ 인도 전망 '쨍쨍'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한 인도 경제 성장 가능성은 중국발 신흥시장 혼란이 고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포브스는 인도가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인도 전망을 밝히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인도의 물가상승세와 성장률은 각각 9%와 5% 수준이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인도 성장률은 7.5%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성장률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최근 5% 수준으로 내려왔다.

세계은행은 향후 10년 안에 인도가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금세기 중반에는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잠재력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7.5~8.3% 수준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저유가 상황, 세계 최대 인구, 대규모 숙련인구 등은 앞으로 인도 경제 성장 전망을 밝히는 배경이다.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비교적 낮은 외자 의존도도 성장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으며, 인도에 대한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분기 중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95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1%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에서도 투자자들은 인도를 신흥국 중 가장 강력한 경제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칠흑 같은 밤' 브라질

반면 브라질 전망은 암울 그 자체다.

브라질의 재정 악화와 정치적 혼란, 예상보다 심각한 세계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이날 S&P는 2008년 4월 이후 또 다시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B+'로 강등했다.

S&P는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경제 성장률이 각각 2.5%, 0.5%씩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재정적자는 올해와 내년 모두 국내총생산(GDP)의 8%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브라질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정치 혼란 상황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작년 10월 재선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대선자금 비리 의혹과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까지 겹친 탓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브라질의 등급 강등 소식이 나오자 소시에떼 제네랄과 BNP파리바, 노무라홀딩스는 모두 앞으로 수 주 내로 헤알화 환율이 달러당 4헤알을 넘길(헤알 약세) 것으로 내다봤다.

슈로더 이머징마켓증시 대표 앨런 콘웨이는 호세프 대통령이 "다른 정책스탠스를 취하거나 사임을 통해 시장 신뢰를 재구축하기 전까지는 "브라질에 대해 강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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