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올해 말 첫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달러 강세가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미국 기업들에게 달러 강세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심지어 미국 기업들의 매출이 3분기 연속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고조되는 상황이다.
◆ 달러 강세, 3분기에도 실적 '발목'
옐런 의장은 24일 매사추세츠 주 애머스트 소재 매사추세츠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첫 금리 인상이 올해 말 이뤄질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연방기금금리를 올해 말 어느 시점에 올리고, 고용시장이 더 나아지고 물가상승률도 2% 목표치로 되돌아간 후에는 단기금리를 점진적으로 계속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의 발언 후 달러인덱스는 0.3% 오른 96.282로 상승했다. 한국시간 기준 오후 2시 3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96.30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이 이번 3분기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마저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은 S&P500 기업들이 달러 강세 부담으로 올 3분기 순익과 매출이 각각 4.4%,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해외 부문 비중이 매출의 절반을 넘는 기업들은 순익은 14.1%, 매출은 12.1% 급감하면서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3분기에 달러 강세가 전분기에 비해 약화됐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 실적이 다소 나아질 것을 기대했던 애널리스트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저유가라는 악재까지 겹쳐 실적 감소폭이 더 극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브라이언 길마틴 트리니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투자사이트 씨킹알파에 올린 글에서 "에너지 섹터를 멀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섹터 실적의 절대 수치 뿐 아니라 감소 폭 역시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원유가 40달러 후반 선에서 바닥을 찾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기술적 저점까지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처=팩트셋> |
◆ '매출 침체' 공포…"2009년 후 첫 역성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업 매출 둔화에 대해 '매출 침체(revenue recession)'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향후 12개월간 예상 주당순익(EPS)의 연간 증가율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실적 둔화는 향후 뉴욕 증시의 등락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S&P500 기업들이 3분기에도 매출 둔화를 겪을 경우 매출이 3개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게 된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리치 베리는 "S&P500 기업들 매출이 3개분기 연속 감소하는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후 처음"이라며 "트레이더들은 미국 주요 기업들 매출이 가라앉을 것이란 사실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 매출이 뚜렷하게 반등하지 않을 경우 뉴욕 증시는 순익의 16~17배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P500지수는 현재 기업 순익의 19배에 거래되고 있다.
조나단 글리오나 바클레이즈 주식전략 부문 대표는 "달러 강세와 글로벌 성장 둔화, 신흥국 경기 침체 등이 올해 뉴욕 증시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익(EPS)이 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는 S&P500기업들의 EPS 전망치를 123달러에서 117달러로 하향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IT 섹터의 경우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비중(market weight)'으로 하향했다.
다만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러한 우려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다. 팩트셋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타격이 사실상 없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각각 3.1%,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기업들의 향후 12개월간 예상 EPS 연간 증가폭이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출처=톰슨로이터>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