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다음 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이전과 달리 시장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순조롭게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일부 산유량 자연 감소로 인해 수요와 공급 기초여건이 개선되는 등 OPEC 회의에서 시장에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제유가, 이미 50달러 회복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센트(0.2%) 내린 49.4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WTI 가격은 올 들어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50달러를 넘기는 등 강세를 보였다.
최근 1년간 WTI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 같은 상승세는 원유시장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420만배럴 감소해 전망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 일부 지역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원유 공급 감소분이 예상보다 많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해당 지역의 산유량을 5월 중 하루 약 100만배럴 줄였고 나이지리아도 송유관과 원유터미널 시설 파괴로 최근 산유량이 하루 140만배럴 이상 감소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부문 대표는 "나이지리아 등 일부 산유국이 의도치 않게 산유량을 감축하면서 OPEC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나이지리아의 산유량 감소만으로도 시장은 충분히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 시장의 재균형이 느린 속도로 이뤄지면서 유가가 오는 4분기까지 50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우디 '저유가' 전략 고수 예상… 이란이 변수
시장조사 업체 IHS의 다니엘 예르긴 부회장은 "나이지리아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도 마두로 정권이 붕괴 위기에 놓여 전망이 좋지 않다"며 "반면 올 여름 미국과 중국의 원유 수입은 작년보다 100만배럴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은 모두 OPEC이 이번 회의에서 어떤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 준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 셰일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저유가 정책을 고수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이 현재까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변이 없는 한 기존 정책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프란시스코 블랑쉬 글로벌 원자재 및 파생상품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현재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전략은 그럭저럭 효과가 있었다"며 "유가가 50달러 선을 유지하는 한 사우디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사우디는 이란 등 다른 주요 산유국이 동참하지 않으면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예르긴 부회장은 "여름이 다가올 수록 유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이란의 산유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코헨 바클레이즈 에너지 원자재 리서치 부문 책임자도 "OPEC이 유명무실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다음 달 회의에서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특별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유가가 올 4분기에 50달러 초반에서 거래된 후 연말에 6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