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러시아를 두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CNN이 보도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우호적 코멘트를 내놓았지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가 잇따라 러시아에 다소 적대적인 입장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AP> |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행자 빌 오라일리가 푸틴을 ‘살인자’로 표현하자 미국에도 살인자가 수없이 많다며 “우리라고 그리 결백할 것이라 생각하느냐?”며 반문했다.
이튿날 펜스 부통령은 ABC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정권이 러시아를 “주시하고 있다”며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정전 협정을 위반하는 행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 메시지를 의식한 듯 “(러시아와) 협력할 기회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새로이 시작할 기회를 모색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은 행동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에 따라 관계는 달라질 것”이라고 분명한 단서를 달았다.
같은 날 맥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도 러시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맥코넬 대표는 CNN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을 폭력배(thug)에 비유하며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그가 신뢰할 수 없는 방법으로 대통령에 선출됐으며 우크라이나 영토 침법은 물론 미국 대선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ABC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벤 사세 네브라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도덕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기 전 정부 유엔주재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도 트럼프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비난하고 이를 즉각 끝내도록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 통치권을 넘길 때까지 관련 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