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북한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일까?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맞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있는 18일까지가 단기적으로 북한 대 미국 대치 국면을 결정하는 운명의 일주일이 될 전망이다.
한반도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일단 당분간은 추가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무력 완성이라는 북한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닌 만큼 준비만 된다면 도발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준비가 돼 있는데 시기를 보는 건지, 아니면 진짜 준비가 안 돼서 개발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상황인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만약, 이번 주를 그냥 넘기면 (능력) 완성이 안 됐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앞서 관계당국을 중심으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등을 계기로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렸었다.
노동당 창건일 이후에도 오는 18일에는 중국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예정돼 있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긴장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은 지난달 3일 중국에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개막식이 있던 날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달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지나도록 발사한 이후 아직까진 별다른 도발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늘(노동당 창건일)이 이미 지나가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다고 얘기하는데, 군사적 옵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AP/뉴시스> |
다만, 북한이 최근 한 달여 정도 잠잠하다고 해서 향후 도발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자제한다고 해도 (북한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바꾼다거나 모드(mode)를 바꾼 건 아니다"며 "미국이 계속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니까 북한이 바로 (미사일을) 쏴서 대응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좀 가질 걸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내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할 거라 보는데 지금은 아닌 거 같다"면서 "(도발을) 하는 건 분명한데 일정을 정하는 것에서는 지금 상황을 고려해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이 인사를 단행한 것도 도발 자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당분간 도발은 뒤로 미뤄놓고 내부 권력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게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것이 지금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미사일 고도화를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며 "핵무력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건 그대로 가는 건데, 도발 형태의 실험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