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이고은 기자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 이틀째인 25일, 개별상봉을 진행하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환한 빛이 가득했다. 저마다 사연을 담아 준비한 선물을 가지고 가족들을 만나러 금강산호텔 객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북측 리선례(81) 할머니가 개별상봉을 위해 남측 조카와 질부가 기다리는 방으로 이동하고 있다./20180825 |
이른 새벽에는 65년만에 만난 가족들을 하늘도 축복하는 듯 수정봉 언저리에 무지개가 떴다. 바람이 선선하고 날이 좋아 가족들도 "가을 날씨네"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의 남쪽 가족 객실에서 상봉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외금강 호텔이 숙소인 남쪽 가족들은 금강산 호텔로 와서 상봉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봉사웓들이 개별상봉을 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전달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20180825 |
북쪽이 당국차원에서 준비한 선물을 나눠줬으나, 북측 가족 대다수가 개별적으로 따로 준비한 선물을 손에 들고 입장했다. 개성고려 인삼차 2박스를 든 가족도 있었고, 큰 박스를 두명이서 한 손씩 들고 있기도 했다.
황보구용(66) 할아버지는 북쪽 누나 리근숙(84) 할머니와 개별상봉을 하러 가면서 근숙씨가 북으로 가기 전 손으로 뜬 자수를 가져왔다. 세로 10cm, 가로 15cm의 작은 자수는 오랜 세월이 흘러 천이 누렇게 바래있었다. 구용씨의 어머니가 이 자수를 평생 보관하다 돌아가시면서 '누나를 만나면 꼭 전해주라'며 구용씨에게 줬다고 했다. 구용씨는 개별상봉에 자수를 누나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북측 심창길(83) 할머니와 남측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8.08.24 |
김상암(51)씨는 개별상봉에 들어서면서 "오붓하게 단체상봉 때 하지 못했던 말을 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어제 만나서는 헤어지게 된 계기, 가족 이야기 등 여러가지 얘기를 잘 했다. 누나가 잘 살아온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상암씨는 초코파이와 사진을 전해줄 예정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심인자(76) 할머니는 어제 외삼촌을 만난게 너무 기뻐서 어제 한숨도 못잤다고 말했다. 저녁만찬때 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나 마음이 뭉클했다고 했다. 인자씨는 "외삼촌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정정해서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내일 아침이면 기약없이 헤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금강산=뉴스핌]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봉사원들이 개별상봉을 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돌아와 취재진의 카메라가 부담스러운 듯 문을 닫고 있다. /20180825 |
이날 개별상봉 이후에는 객실에서 가족끼리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개별상봉과 개별중식은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후 오후 3시부터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시작된다. 단체상봉을 마지막으로 이틀째 일정은 마무리된다.
상봉 마지막날인 오는 26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작별상봉과 공동중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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