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4.27 판문점선언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남북관계의 변화는 '상전벽해'로 요약된다. 북미가 서로를 겨냥해 선제공격을 운운하며 긴장을 높였던 6개월 전과 달리 현재 북핵 문제는 남북미중러 등 다자협상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상태다. 북한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고, 비핵화의 의사도 분명히 한 점이 고무적이다.
이 과정에서 난관은 많았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종전선언 등 보상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며, 북한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맞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북미 간 이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북한 비핵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무협상도 열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까지 진행되는 동안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4.27 |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문제 인식의 시작인데 성과가 충분히 있었다"고 말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도 "판문점선언 이후 우리가 너무 큰 것을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며 "북미간 힘겨루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협상이 진척돼야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원장은 "운전자론은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다만 운전자론이라고 하면 북한과 미국을 함께 추동해야 하는데 미국은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신화사=뉴스핌] 이동현 기자=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모습. |
조 교수는 "북미 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으니 남북관계의 발전으로 북미 관계를 추동하겠다는 식으로 선회하는 속에서 불협화음이 있다"며 "북한과 미국 양쪽을 중재하는 입장에서는 잘한 부분이 있지만,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미는 당연히 북한을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 입장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은 세계 전략의 한 부분에서 북한을 보고, 우리는 지역적인 측면에서 북한을 본다. 이를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희망했던 대로 온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도 "남북 사이에 협력 심화를 합의했지만 제재 때문에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잘 판단해야 한다.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평화체제 진전을 위해 빠른 길이 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을 설득해 진전하는 것이 빠른지 판단해 실현 가능한 쪽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한계가 온 것 같다. 북한을 설득해 빨리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한 후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중반기를 넘어서면 급해지는 쪽은 북한으로 이후부터 속도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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