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부가 올해 공무원을 2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원하기로 함에 따라 매달 발표되는 청년실업률도 요동칠 전망이다.
공무원 채용 일정에 따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고용통계상 신분이 계속 변해서다. 이는 청년 일자리가 늘지 않아도 공무원 채용 일정만으로도 청년실업률이 떨어지는 착시효과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8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증원하기로 한 공무원은 국가직과 지방직을 합쳐 약 3만3000명이다. 이는 지난해(2만7000명)보다 약 6000명 증가한 수준으로, 1991년(3만5961명) 이후 최고치다.
공무원 증원은 청년실업률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공무원 채용 일정에 따라 공무원 응시 청년이 비경제활동인구→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이 학원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일반 기업 취업 준비 등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는 청년은 고용 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 분류된다. 하지만 공무원 채용 원서를 접수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보면 해당 청년은 경제활동인구로 신분이 바뀐다.
원서 접수 및 시험 응시가 구직활동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취업 상태가 아니므로 실업자로 구분된다. 공무원 시험이 끝나면 다시 비경제활동인구로 신분이 바뀐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실업률 등락으로 이어진다. 공무원 공개채용 원서접수가 있거나 필기 시험이 있는 달은 청년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청년실업률은 10.5%으로 2017년 5월(9.2%)과 비교해 1.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5월19일)이 2017년(6월17일)보다 한 달 정도 빨랐던 것.
대신 지방직 공무원 시험이 끝난 후 조사한 지난해 6월 청년실업률은 9.0%로 전년동월(10.4%)대비 1.4%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는 지난해 5월과 6월 내놓은 고용동향분석 자료에서 공무원 시험 일정 이동 등에 따라 청년실업률이 상승 및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지난해 5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직 8·9급 공무원 시험 일정(6월15일)은 지난해(5월19일)보다 한 달 정도 늦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방직 공무원 원서 접수 기간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무원 시험이 여러 달에 걸쳐 청년실업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무원 채용 원서 접수와 시험 응시를 적극적인 구직활동으로 보고 공무원 시험 응시생을 실업자로 본다"며 "공무원 시험 일정이 청년실업률 변동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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