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허고운 기자 =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오는 14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 당초 참석한다는 입장을 바꿔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국가 밀봉'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6일 "김 부상이 주최 측에 불참을 최종 통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2월 1일 전에 출국을 원하는 제3국 사람들은 특별기와 철도를 이용해 나가라고 하는 등 봉쇄정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국 외교관도 해외에 보내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8일 '생명을 위협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보도를 통해 '우한 폐렴' 방역의 경각심을 고취시켰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MSC는 1963년 창설돼 각국의 지도자와 고위 관료들이 참석해 주요 안보 이슈를 논의한다. 특히 이를 계기로 양자, 다자 회담이 열린다.
지난 달 23일 MSC 측은 김 부상이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MSC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참석은 MSC 시작 이후 처음이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미 외교 장관들도 이번 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 북미대화가 개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변수 때문에 한미 당국자와 북한과의 접촉은 결국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북한은 최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국 외교관들의 자국 출입을 막고, 평양 내에 있을 경우 격리와 통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도 중단했다. 일련의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성이 없어질 때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모두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 전문가 "코로나 사태 진정 안 된 상황…김선경 불참은 당연한 수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김 부상 불참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이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에 있는 각국 외교관들 조차로 특별기 등을 통해 내보냈는데 김 부상만 예외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은 (바이러스가)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출장과 여행을 극력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며 김 부상 불참은 북측의 바이러스 총력 대응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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