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감산 합의 결렬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치킨게임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단기간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7 mj72284@newspim.com |
하이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OPEC과 비(非) OPEC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가 추가감산에 반대함에 따라 사우디가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대폭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OPEC 특별총회에서 러시아 참여를 조건으로 2020년말까지 일일 150만배럴의 추가감산안에 합의했으나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사우디가 4월 정부공시원유판매가격(OSP)을 대폭 하향했다"며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1000만배럴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연일 급락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을 타겟으로 삼은 러시아가 높은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연구원은 "미국 셰일 업체들이 초기 투자단계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거 대출이 발생했는데,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국제유가 수준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이라며 "러시아가 하루 1억~1억5000만달러의 손실에도 사우디와의 증산 전쟁에 돌입한 것은 원유 시장 헤게모니를 가져가려는 미국을 제재하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단기간 의미 있는 수준의 유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적인 국제유가 급락 역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2015년 국제유가 급락 이후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2016년초 반등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당장 경기회복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사우디, 러시아의 동시 증산 가능성이 국제유가 약세를 유도할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어 "반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유가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과거 20년간 저점에 근접한 만큼 국제유가 하방도 일정부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반등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