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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실리콘밸리]마이웨이 실리콘밸리…'평판'신경쓰고, 정부에 '반발'

기사등록 : 2020-06-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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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된 페이스북, 인종차별 게시물 방치해 광고 중단 위기
'취업 비자'중단한 트럼프 정부에 반기든 실리콘밸리 기업들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페이스북이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까지 광고를 내린다"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이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전격적으로 광고를 내렸다. 또 메신저로 유명한 바이버도 이날 페이스북과 비즈니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요즘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왕따다. 페이스북이 광고와 비즈니스 중단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인종차별과 폭력적인 게시물을 방치했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사진=로이터 뉴스핌]2020.06.25 mj72284@newspim.com

페이스북이 여러 기업의 타깃이 된 시작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띄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게시물 때문이다. 플로이드 사망으로 불붙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던 시점이었다. 트위터가 같은 트럼프 게시물에 대해 '폭력 조장 우려가 있다'며 경고 딱지를 붙인 반면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기업들은 광고를 중단하겠다며 페이스북을 압박했다.일반 기업들도 가세하기 시작했다. 노스페이스·파타고니아(의류), 벤앤제리스(식품), 업워크(인력채용), 브레이즈(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20여 곳이 "다음달부터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빼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구글에 이은 미국 2위 온라인 광고업체로, 작년 광고 매출만 700억달러(약 84조원)에 달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로고(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로이터 뉴스핌]

인종 차별 문제 뿐아니라 '반이민 정책'에도 실리콘밸리 CEO들은 반기를 들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의 '취업 비자' 신규 발급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대해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이 모두 나서 반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트위터에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다양성에서 힘을, 아메리칸 드림이란 약속에서 희망을 찾았다"며 "이번 조치에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이민이 오늘날의 구글을 만들었다"며 "계속 이민자 편에서 모두를 위한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아마존도 성명을 통해 "정부 정책이 근시안적"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같은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의 취업 비자 발급을 연말까지 임시 중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백악관은 코로나로 실직한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우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조치가 인도·중국 출신 등 고학력 이민자를 급속히 빨아들이며 성장해온 실리콘밸리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자 주요 기업인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선 것이다.

한 달 전에도 실리콘밸리는 정부와 크게 맞붙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글에 '팩트체크 경고' 딱지를 붙인 트위터를 겨냥해 소셜미디어의 법적 면책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치졸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맞섰다. 그 이전에도 성소수자 문제, 기후변화 협약 탈퇴 문제 등을 두고 줄곧 각을대립해왔다.

이처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정부와 각을 세우며 마이웨이를 걸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고 더욱 격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적 기독교 기반의 트럼프와 개방성·다양성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는 뿌리가 다르다. 또 어차피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때려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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