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박성준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전국 주요 철도역과 버스터미널은 예년보다 한산한 편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휴기간 입석을 제한하고 창가 좌석만 판매되면서 대중교통 이용객 역시 줄어들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역은 평소보다 붐볐지만 귀성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던 예년 설 연휴보다 확연히 달랐다. 귀성길에 오른 승객들은 롱패딩과 목도리로 무장한 채 대합실에 앉아 TV나 핸드폰을 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인산인해를 이뤘던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출구와 버스 환승센터도 설 연휴 분위기와 거리가 멀었다.
역사 내 식당과 카페들은 텅텅 비거나 비교적 조용했다. 테이크아웃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매장 안에서는 띄어 앉기를 하며 거리두기를 지켰다. 서울역 3층의 한 카페 사장은 "거리두기를 따로 안내하지 않지만 간혹 대화 중 마스크를 쓰지 않는 분들이 계셔서 그것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KTX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입구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나와 귀성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승객들이 입구에 들어설 때마다 '발열체크 후 열차를 이용해주십시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거리두기 안내문과 자동 손 소독기 역시 곳곳에 배치됐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설 명절 연휴를 앞둔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1.28 kimkim@newspim.com |
지난해 설 연휴와 마찬가지로 나홀로 귀성을 택한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대구행 KTX를 기다리는 권세은(28) 씨는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이번 설은 혼자서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올 예정"이라며 "코로나랑 오미크론 때문에 둘 보다는 하나가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으로 가는 이현준(30) 씨는 "작년 설 때는 5인 이상 모임 금지라서 혼자 고향에 갔는데 올해도 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서울은 아무래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사람도 많으니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께서 올라오시는 것은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는 설 연휴를 앞둔 이날에도 예외 없이 열렸다. 한산한 분위기의 역 안과 달리 검사소 앞은 시민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직장인 박모(32) 씨는 양손에 캐리어를 들고 "본가에 내려가기 전 검사 받으려 왔다"고 말했다.
◆ "고향 가도 집에만 있을 예정"
같은 시각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인천종합버스터미널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예년 귀성길에 비해 대체로 한산하고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승객들은 여행용 가방과 배낭, 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분주하게 이동했다.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귀성을 택한 시민들은 대부분 들뜬 표정이었다.
대전으로 향하는 유재윤(30) 씨는 "오늘부터 일을 쉬어서 일찍 내려가려고 한다"며 "코로나가 걱정되긴 하지만 부모님 집에만 있으면 안전할 것 같다"고 했다. 딸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이정연(48) 씨도 "코로나가 많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오히려 걱정이 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전해줄 꽃다발을 들고 터미널을 찾은 시민도 있었다. 경기 평택이 고향이라는 김문창(38) 씨는 "경기도에 오미크론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부모님 봬야 하니 다른 곳은 안 돌아다니고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며 "친척들 댁에도 방문해야 하는데 최대한 자제할 생각"이라고 했다.
매표소 앞은 긴 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버스 승강장들 역시 승객이 많지 않아 대기열이 길지 않았다. 출발 시간을 3분 남겨둔 한 버스는 절반 넘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 버스기사는 "저녁쯤 돼야 손님이 많아질 것 같다"면서도 "명절 연휴치고 사람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28일 찾은 인천 미추홀구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대체로 한산한 가운데 고향을 향하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2.01.28 parksj@newspim.com |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전 11시에 승용차로 서울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부산 5시간 10분 ▲울산 4시간 40분 ▲목포 3시간 40분 ▲대구 4시간 10분 ▲광주 3시간 40분 ▲대전 1시간 50분 ▲강릉 2시간 40분이다. 남양주에서 양양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50분로 예상됐다.
전년 대비 고향을 찾는 귀성객도 늘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26일 공개한 '설 연휴 통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는 총 2877만명, 하루 평균 48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평균 이동량은 지난해 설 연휴(409만명) 대비 17.4% 증가한 규모다.
설 당일인 2월 1일은 하루 평균 이동량이 531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귀성길은 1월 31일 오전, 귀경길은 2월 2일 오후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대수는 하루 평균 462만대로 추산됐다. 지난해 설과 비교하면 11.6%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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