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10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 우세 지역이 6곳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오며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됐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에서는 "체감 온도가 칼바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당 지도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일각에서 김기현 대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며 지도부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김 대표 사퇴를 두고는 당내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김 대표 사퇴 요구가 나오자, 지도부와 몇몇 의원은 '내부 총질'이라고 반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04 leehs@newspim.com |
◆ 지도부 교체 "당 쇄신 보여줄 수 있어" vs "하나의 방법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서울 종로구)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원하는 건 당 쇄신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거고, 당 쇄신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가 책임지라 차원이 아니라 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결정은 당대표가 하는 거지 누가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대표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좋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 정도의 엄중한 상황이고 국민이 보기에 '당이 바뀌는구나'를 가장 잘 이해할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최 의원은 '김 대표 용퇴가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될 거 같냐'는 질문에는 "결국은 우리 당의 변화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줘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왜 하겠나. 도움이 된다고 보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 거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인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은 기자에게 지도부 책임론이 모든 걸 좌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릴 경우 수도권 선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별로 맞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그건 하나의 방법론이지, 그게 모든 걸 좌우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 사퇴론을 두고는 "본인의 몫이고 엄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당을 위해서 헌신한 분이고 그럴 분이니까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결단으로 한 것은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엄청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협의회를 열고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 개선 대책 등을 논의했다. 2023.12.03 yooksa@newspim.com |
◆ 원외 당협위원장 "서울 체감 온도는 칼바람"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현재 당의 수도권 상황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들은 지도부 책임론을 두고는 엇갈린 목소리를 내놓았다.
이승환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의도에서 느끼는 건 기상청 기온이고 실제 서울에서 선거를 뛰면 체감 온도는 칼바람"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김 대표 사퇴론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김기현 당장 사퇴해라, 이건 아니라고 본다"며 "김기현을 여기서 들어내 버리면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기현이 결단하고 헌신하는 모습은 필요하다"면서도 "김기현의 타이밍에 맡기되 질서 있는 퇴진이 되게끔 준비가 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대위를 빨리 구성해 놓고 본인은 빨리 결단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선동 도봉을 당협위원장은 기자에게 수도권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털어놓으며 김 대표 사퇴는 "흐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형식 논리로 '김기현 빨리 나가라', '왜 이러고 있느냐' 하는 게 능사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김기현 대표가 뭘 한다고 하더라도 최적의 타이밍이 언제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좀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경우 "다 죽자는 것"이라며 지도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금 (당협) 위원장들이 약간 힘들다가 아니라 패배 의식에 젖어 있다"며 "이렇게 가면 시간 쓰고 돈 쓰고 지러 가는구나, 이런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도 체제가 바뀌긴 해야 할 거 같다. 증명된 거다.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렇게 가면 다 죽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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