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지난해 애플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퇴짜를 맞은 칼 아이칸이 이번엔 이베이에 페이팔 분사를 요구했다. '기업사냥꾼'으로도 잘 알려진 아이칸의 요구를 이베이가 받아들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베이 지분 0.82%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칸은 이베이 이사회에 자신의 직원 2명을 이사로 추천하며 이베이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세계 비즈니스 포럼`에서 말하고 있는 칼 아이칸. [출처:AP/뉴시스] |
글로벌 전자상거래기업인 이베이는 지난 2002년 전자결제업체인 페이팔을 인수했으며, 페이팔은 지난해 6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이베이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페이팔은 또한 1억426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 이베이(1억2810만명) 보다도 많은 이용자 수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칸은 페이팔 분사가 이베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페이팔의 분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베이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에서 페이팔 분사 가능성을 심도 있게 검토했으나, 분사가 주주이익을 극대화 할 최선의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베이는 이어 "현재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회사와 주주, 고객 모두 이베이와 페이팔이 같이 할 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아이칸 보다는 이베이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이베이와 페이팔의 기존 시너지를 잘 살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콜린 길리스 BGC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상업시스템(이베이)과 결제시스템(페이팔)은 최대한 마찰이 없어야 한다"며 "(이미 구축돼 있는) 결제시스템을 떼어내면 오히려 마찰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칸은 애플에 대한 자사주 매입 요구도 포기하지 않은 듯 하다.
최근 5억달러 규모의 애플 주식을 추가 매입한 아이칸은 "애플 이사회가 자사주 매입을 현저히 늘리지 않아 주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150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이칸은 작년 8월부터 애플에게 자사주 매입을 요구해왔다.
아이칸은 조만간 "애플에 자사수 매입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서한을 투자자에게 보내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