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9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BOE는 지난 5년간 기준금리를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는데, 현재 기준금리는 0.5%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출처: BOE] |
찰리 빈 BOE 부총재도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BOE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그는 "향후 5~10년 안에 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카니 총재는 "5% 금리가 일반적으로 정상 수준이라는 점에 너무 무게를 두지 말 것"을 주문하며 "금리가 3년 내에 2.5% 내외로 오를 것이라는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금리 인상 시기보다는 더 큰 그림에 관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최근 제조업 경기 회복과 가계소비 확대, 부동산 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경제 전반이 회복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4월 영국의 제조업 지표는 최근 3년내 가장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영국통계청(ONS)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4% 성장했는데 이는 최근 3년내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생산도 전년 동월보다 3.0% 증가했다. 이 역시 2011년 1월 이후 최대 증가세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상공회의소(BCC)는 BOE가 서둘러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경우, 영국 경제의 회복세가 금새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BCC는 지난 2분기 영국 기업들의 해외 판매 및 투자 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성급한 금리 인상은 현재의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존 롱워스 BCC 회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컨 BCC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BOE가 시장에 금리인상에 관한 신호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은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며 "기준금리는 영국 경제의 상황이 객관적으로 호전됐을 때에만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인한 파운드화 강세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최근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6년래 최고점을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달러 및 유로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선진국 통화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파운드화 강세가 지속되며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무역 수지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카니 총재는 "소비와 무역 외의 영역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파운드화 강세는 기준 금리 인상의 속도와 정도를 제한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파운드 강세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고 시간이 지나면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제조업연맹(EEF)의 리 호플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몇몇 BOE 정책위원들이 파운드화 강세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