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6일 오전 10시3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경기둔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믿을 건 역시 배당"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도 이미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자산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고배당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하이 디비든드 일드 ETF(Vanguard High Dividend Yield ETF, 종목코드: VYM)가 최근 들어 급등한 것은 이러한 흐름과 맞닿았다.
VYM은 최근 한 달 간 4.02%의 반짝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3.74%, 연초대비 수익률이 -4.07%였던 것을 감안하면 VYM에 대한 투자자들 시선이 훨씬 우호적으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VYM의 벤치마크 지수는 FTSE 하이 디비든드 일드 인덱스(FTSE High Dividend Yield Index)다. 이 지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과 마스터합자회사, 소형주를 제외한 주식들 중에서 연간 배당이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VYM의 주요 종목에는 ▲엑손모빌 4.00% ▲마이크로소프트 3.97% ▲웰스파고 3.50% ▲존슨앤존슨 3.27% ▲제너럴일렉트릭(GE) 3.16%가 있다. VYM은 매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며, 배당률은 지난 8월 중순 기준 3.7% 정도다.
대형 가치주로 구성된 러셀 1000 밸류 인덱스의 배당률이 2.6%이고 대형주에 투자하는 밸류 펀드들도 배당률이 일반적으로 3%인 것을 감안하면, VYM의 배당률은 훨씬 높은 수준이다. VYM은 지난 12개월 동안 배당이 12.4% 증가했으며, 3년 평균으로는 12.7% 증가하는 등 인상적인 상승폭을 자랑해 왔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마이클 로슨 애널리스트는 "배당주는 역사적으로 시장을 아웃퍼폼해 왔다"는 점에서 VYM의 투자 가치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927~2014년까지 배당주는 전체 시장지수 수익률을 연간 0.7%포인트(p) 뛰어넘었다. 이 중에서도 수익률 기준 상위 30%인 배당주는 시장지수를 1.5%p 웃돌았다.
또 배당주는 글로벌 시장이 부진할 때 안정적 현금흐름이 나온다는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만족할 만큼 상승하지 못하고, 미국의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융자산 수익률도 지지부진한 현 상황에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가 발표한 월간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이 지난 2012년 후 가장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4명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설문조사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초기 단계(early-cycle), 중간 단계(mid-cycle), 후기 단계(late-cycle), 경기침체(recession) 등 4가지 선택 사항을 제시했다. 단계가 후기라고 판단할 수록 글로벌 경기전망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세계경기가 '후기 단계'에 있다고 한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37%였으며, '중간 단계'에 와 있다는 답변은 종전 55%에서 50%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응답도 한 달 전의 60%에서 50% 밑으로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 신뢰도가 그만큼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경기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소재주와 산업주가 타격을 입었고, 프랑스와 독일의 경기 회복세도 미약한 수준이다. 독일은 9월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에 머물렀으며 폴크스바겐 사태로 10월 투자자 신뢰 지수가 급격히 하락했다.
VYM은 경기민감주에 치우지지 않고 섹터별로 분산투자하고 있어 이러한 위험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경기순환 소비재주 14.91% ▲금융서비스주 14.73% ▲기술주 12.87% ▲헬스케어주 12.11% ▲산업주 11.97% 등 섹터별 비중이 비슷하게 구성돼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경기방어 소비재나 유틸리티 섹터 중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적으며, 거래 회전율(턴오버)도 11.7%로 낮은 편이다.
VYM과 벤치마크 지수(FTSE 하이 디비든드 일드 인덱스)의 수익률 비교 <출처=뱅가드> |
VYM은 주가순익배율(PER)을 봤을 때도 저렴하다. 러셀 1000 밸류 인덱스는 PER가 17.3배인데 반해, VYM은 16.3배에 그친다.
VYM은 하루 평균 72만주가 거래되며 수수료율은 0.10%로 ETF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