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 은퇴한 A씨는 2주택자다. 본인이 거주하는 집 1가구와 월 120만원(연 임대수입 1440만원)에 세를 놓은 빌라 1가구를 보유 중이다. A씨는 올해까지 임대소득 1440만원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안 냈다. 하지만, 내년에는 임대소득세로 약 73만원을 내야 한다. 내년부터 2000만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에 14% 세율을 적용한 분리과세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A씨가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금 부담은 확 줄어든다. 임대주택 4년 등록을 하면 임대소득세를 약 3만원만 내면 된다. 8년 임대 등록을 하면 임대소득세는 1만원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주택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및 임대주택 활성화를 담은 '2018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 2000만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 분리과세…2.4만명·737억원 내야
그동안 비과세였던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예정대로 세금을 부과한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를 제외한 모든 집주인이 임대소득세를 내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다주택자 24만4000명이 세금 약 737억원을 더 내야 한다고 추산했다.
대신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 부담 증가가 상쇄된다.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기본공제 △필요경비 차등 적용 카드를 꺼내서다.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할 때 빼주는 기본공제금을 임대사업자는 현행 400만원을 유지하고 미등록자는 200만원으로 내린다. 또 임대소득에서 빼주는 필요경비율 60%를 임대사업자는 70%로 높인다. 미등록자 필요경비율은 50%로 낮춘다. 이렇게 하면 장기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수록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임대소득 과세 사각지대를 줄이되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셈법이다. 기재부 김병규 세제실장은 "여러 혜택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대소득 2000만원이라도 세금을 몇 만원 안 낸다"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큰 부담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임대소득 배제 소형주택 규모 축소…1.8만명 세 부담 늘어
여러 소형주택을 전세로 내놓는 다주택자 임대소득세 부담도 지금보다 커진다. 3주택자 전세 임대보증금에 세금을 부과할 때 적용하는 소형주택 기준이 높아져서다.
현재 전용면적 60㎡ 이하 그리고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은 전세보증금 과세 대상에서 빼준다. 내년에는 이 기준이 40㎡ 이하 그리고 기준시가 2억원 아래로 바뀐다. 기재부는 약 1만8000명(48만가구)이 기준 변경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기획재정부] |
예컨대 60㎡ 이하 그리고 공시가격 3억원 이하 4가구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전세보증금으로 총 8억원을 받는다면 올해까지 이로 인한 임대소득세 부담은 없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간주임대료(보증금을 시중은행 금리로 환산) 540만원이 임대소득에 새로 포함된다.
김동연 부총리는 "2014년 이후 비과세되던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을 정상 과세하고 부동산 자산 세 부담을 적정화한다"며 "다만 임대주택 등록자는 미등록자와 비교해 세금 및 건강보험료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말했다.
그밖에 3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0.3%포인트 추가 부과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종부세 개편안도 이번 세법 개정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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