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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니클로, 추석 해피위크에도 '썰렁'… 불매 반짝 아닌 장기전

기사등록 : 2019-09-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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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이 두 달이 지난 최근까지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지난 7월11일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실적발표회에서 한 임원이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얼마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불매운동 확산에 기름을 부은 이후 소비자들의 성난 민심이 여전히 가라 앉지 않은 모양새다.

16일 오전 2개 층으로 이뤄진 서울 유니클로 한 매장에는 손님이 4~5명에 불과했다. 이보다 앞선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2일에도 유니클로 매장은 한산했다. 오후 2시경 한 층에 손님이 2명 수준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새 옷을 차려 입는 소위 ‘추석빔’ 수요도 유니클로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주변 타 브랜드 매장에는 옷을 사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2019년 9월16일 오후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전경. [사진=최주은 기자]

더욱이 지금은 ‘추석 해피 위크’(9월12일~19일) 세일 기간이다. 앞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 유니클로가 감사제 등 가격 할인 행사를 하면 통상 할인 시작 초반에는 계산대에 긴 줄이 늘어섰다. 계산을 하기 위해 한참 대기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이후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에 줄을 선  모습이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됐다.

불매운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는 고객들은 매장을 지나면서 손님 유무를 눈으로 확인하기 바빴다. 매장을 지나던 한 고객(26·여)은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동참하자’는 말에 공감해 의식적으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34·여)은 “최근 불매운동이 이전만큼 견고하게 이뤄지는 것 같진 않지만, 유니클로 만큼은 지금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것 같다”고 했다.

카드사 통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8월 유니클로 매출은 70%가량 감소했다. 여론을 의식한 소비자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온라인 매출 역시 과거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게 업계의 정설이다. 지분 투자사인 롯데쇼핑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유니클로는 올들어 8곳의 매장을 폐점했다. 지난 2017년 6곳에 이어 지난해에는 5곳 매장의 문을 닫았다. 리뉴얼을 위해 휴점하고 있는 곳까지 문닫은 매장 수는 더 많다. 하지만 올해 5곳의 신규 매장을 오픈해 총 매장수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당장 사업 축소 등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19년 9월16일 오후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 모습. [사진=최주은 기자]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적 호조가 한국에서의 고전을 버틸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에서 재고가 발생하면 타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는 회사의 글로벌 마켓 시스템은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실적 타격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다만 국내 정서상 추석 해피 위크 등 할인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홈페이지에만 공지하는 등 마케팅 축소 등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패션업체의 실적이 F/W(가을·겨울)시즌에 판가름 나는 것처럼, 유니클로의 스테디셀러인 ‘히트텍’ 등의 앞으로의 판매가 변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 초기 신성통상(탑텐) 등 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며,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이 다소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외면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매출 조 단위의 기업이라할지라도 지속이 쉽진 않다”며 “F/W시즌 유니클로 제품 판매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만큼, 불매운동 전개 방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2015년 매출 1조원(1조1169억원)을 돌파한 이래 고속 성장했다. 이후 2016년 1조1822억원, 2017년 1조2376억원, 2018년 1조37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세를 보여왔다. 전국 18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은 5400여명(지난해 기준)이다. 2004년 설립된 FRL코리아가 운영하며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분의 51%, 롯데쇼핑이 49%를 보유하고 있다.

 

jun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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