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다시 독일 정치에 '색깔론'이 무성하다. '신호등' 색 연정이 독일에서 성립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진보 대연정 외에 야권의 폭넓은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13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9월 22일 실시되는 독일 총선에서 연정 구성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특히 개별 정당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그 조합이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이고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이 모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독일 정당을 색깔별로 분류하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선거연합(우니온)은 검은색, CDU의 연정 파트너이자 소수당인 자유민주당(FDP)은 노란색으로 대표된다. 또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은 빨간색, 사민당과의 연정 구성을 계획하고 있는 녹색당은 이름대로 초록색이다.
현재 집권 보수연정인 기민당과 자민당이 확실한 승기를 잡기에는 지지율이 여전히 6~7% 가량 모자란 상황이라 다양한 연정 구성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처: 독일선거관리위원회 |
메르켈 총리의 경우 자민당과의 현 중도우파연합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자민당과 기독사회당 간 입장 차가 수 차례 드러난 바 있어 “검-황(CDU/CSU-FDP)” 연정 가능성이 확실치는 않다는 분석이다.
좌파야당의 경우 사민당과 녹색당이 “적-녹(SPD-Green)” 연정이 목표임을 뚜렷이 밝히고 있지만, 양당의 합계 지지율은 40%로 역시 과반에 모자란 상황.
또 검붉은색 혹은 보라색으로 대표되는 좌파당(the Left)이 좌파야당의 “적-녹” 연정에 가담해 “적-적-녹” 연정을 구성하는 것도 또 하나의 가능성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나 사민당의 페어 슈타인브뤽 총리 후보, 녹색당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등에 반대 입장을 숨기지 않는 좌파당의 합류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살 수 있다며 꺼려하는 분위기다.
FT는 현 여권의 “검-황” 연정과 야권의 “적-녹” 연정 중 어느 곳도 뚜렷한 선두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또 다른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메르켈의 기독민주당과 슈타인브뤽의 사민당이 손을 잡는 “대연정” 가능성이 그 한 예인데,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2%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독일인들이 가장 원하고 국제사회 역시 선호하는 대안이라는 평가다. 다만 슈타인브뤽이 해당 가능성을 적극 부인한 상태인 만큼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대안은 메르켈의 기독민주당과 녹색당의 연정인 “검-녹” 연정인데, 메르켈은 이를 두고 “말도 안 되는 대안”이라고 일축한 상태다.
그 외에도 사민당과 녹색당, 자민당이 손을 잡아 신호등을 연상케하는 “적-녹-황” 연정이 시도된다면 슈타인브뤽의 총리 선출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은 지난 2009년 선거에서 사민당이 사상 최저 득표율을 보이고 우니온도 1949년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2005년 선거에서 만들어진 '흑-적' 대연정이 붕괴됏다. 당시 자민과 녹색, 좌파 등 중소 야당이 약진하면서 현재의 '흑-황' 연정이 성립했다.
※출처: 독일선거관리위원회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