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악의 제국보다 실패한 국가들에 더 위협받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한과 같은 국가들을 통칭해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듯 "미국 정치 시스템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의 내년 퇴임 전 마지막 연두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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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발표한 2016 연두교서에서 "평균적인 유권자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때 민주주의는 붕괴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시스템이 부와 힘 있는 계층들에게 유리하게 조작되고 있다고 느끼는 미국인들이 너무 많다"며 "당파 간에 의심과 적개심이 줄어드는 대신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를 두고 "자신의 임기 중 있었던 후회스런 일들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공화당의 주장은 "정치적인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며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은 지난 90년대 이후로 2년째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은 제3차 세계대전이 아니다"며 "IS가 세계 최대 종교집단을 대표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같은 거짓말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IS 대응에 대한 공화당의 비판을 반박하는 것이다. 미국 대선 경쟁에 뛰어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경선후보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막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오바마는 "미국은 이례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지만 미국인들이 하나가 된다면 도전과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며 "이는 우리가 정치를 바로잡아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전략적 인내'를 넘어서 의도적인 무시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3년 연속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했다.
미국 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와 함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금융제재를 골자로 한 대북제재 법안을 본회의 표결을 통해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는 미국 행정부에 대북정책 강화를 압박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으로 풀이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