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내며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싸우고 있는 한국민들을 위로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 방식'이라며 맹비난한지 불과 하루 만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어제 친서를 보냈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20일 오후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윤 수석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녘 동포들에게 소중한 건강 지켜지길 빌겠다는 말도 했다"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이어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부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로 입장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오늘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청와대 전경. yooksa@newspim.com |
◆ 靑 "친서 구체 내용 외교관례상 밝힐 수 없어"
아울러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친서 중 밝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부분과 문 대통령의 답신에 대한 구체 설명 요구에는 말을 아꼈다. 외교관례상 밝힐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간 친서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다고 자세히 밝히는 것은 외교상 맞지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단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친서의 구체 내용에 대한 '힌트'는 남겼다. 이 고위관계자는 '친서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대북물품 지원 요청과 남북 간 협력구상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나'는 질문에 "지금 질문하신 거 다 없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친서를 주고받은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밝힌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소통 채널을 통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친서에 대한 전반적인 청와대의 평가 요구에는 "현재 계속 평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런 일환에서 이런 친서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김여정 제1부부장 비난 담화 이후 하루 만에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즉답 대신 "북한의 어떤 발표에 대해 전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한다"며 "북한과의 유지되는 소통 채널 속에서 어떤 발표문이나 상황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청와대가 지난 2일 북한의 인민군전선포병의 화력전투훈련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겨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비논리적', '저능한 사고', '겁을 먹은 개'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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